석유공사 NARL 매각 초읽기

한국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자회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날) 매각이 임박했다. 그러나 매각대금 등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을 포함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 작업이 마무리하는 단계에 돌입했으며 매각대금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베스트 자회사인 날은 석유공사가 인수한 대표 부실자산으로 꼽힌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3조2000원을 들여 캐나다 자원개발기업 하베스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초 석유정제 기업이자 부실이 심한 날은 인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베스트 이사회가 이를 거절하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날을 포함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날은 캐나다 국영석유사인 패트로캐나다가 1986년 1달러에 매각할 정도로 기업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지만 당시 석유공사 인수가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날 인수는 우려대로 석유공사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2012년 하베스트 EBITA는 567억달러에 달하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날이 연간 1000억원 달하는 적자로 하베스트의 수익을 고스란히 깎아 먹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후 정부의 강도 높은 공기업 재무구조 개선 요구가 이어졌고 석유공사는 날 매각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하베스트를 매각, 지분 축소 방침도 세웠지만 대형 매물인 탓에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날 매각 가격이 인수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는 날 매각 대금이 인수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인수 주체가 나타나면 무조건 매각한다는 기본 방침을 정해두고 있었다. 손해를 보더라도 날을 매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하베스트 재무 건전성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판단이었다. 석유공사는 날 매각으로 자원 자급률 감소를 피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석유공사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속도를 내게 됐다. 공사는 부실자산 매각과 더불어 자산 유동화 작업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석유공사는 지난 3월 자산 유동화 일환으로 2000억원 규모 투자자금을 조성했다. 국내 금융권, 연기금이 참여한 펀드를 조성해 캐나다 앨버타주 유가스전 개발, 가스처리 시설 투자 비용을 마련했다. 현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2차 펀딩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두 번의 걸친 펀딩 조성으로 투자자금 400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