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달군 청년 3명의 무모한 온라인게임 도전

청년 3명이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인터넷을 달궜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까지 인력을 동원하고 큰 비용의 마케팅이 기본인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들의 ‘무모한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를 모은다.

인디 개발팀 오드원게임즈가 지난 2년간 개발해온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트리 오브 라이프’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유튜브에 올린 게임 영상 조회수는 3만에 육박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소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500만원 목표를 걸었다가 일주일 만에 1000만원을 돌파했다.

오드원게임즈는 김영채 대표를 중심으로 최원순, 이중원 씨가 함께 창업했다. 각각 프로그래밍, 애니메이션과 사용자인터페이스, 모델링과 아트를 맡아 개발 중이다. 모두 게임 개발사에서 근무하다 의기투합했다.

게임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개발에 참여하고 싶다는 요청도 줄을 이었다. 게임 사운드는 한 힙합 뮤지션에게 맡겼다. 최근 오드원게임즈에 합류한 대학생 주효균 군도 트리 오브 라이프 영상을 보고 매력을 느껴 무작정 사무실에 찾아와 개발에 합류했다.

2년 전 처음 게임 개발을 시작한 김영채 대표는 “회사를 5년 간 다니다가 재미있는 온라인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개발을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사업 목적이 아닌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제 연말 서비스를 목표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트리 오브 라이프가 왜 기존 온라인게임 사용자의 기대를 받는 걸까. 사용자가 게임 내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형’ MMORPG, 사용자가 설정한 환경에 따라 게임 내 생태계가 완전히 변하는 특징 덕분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게임’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최원순 씨는 “온라인게임 신작이 계속 나오지만 여전히 사용자는 목이 말라있다는 느낌이 컸다”며 “다 만들어주고 편하게 즐기라는 형식의 테마파크형 온라인게임 일색이어서 지겨웠다”고 말했다. 또 “정말 재미있고 혁신적인 게임이 나오면 온라인게임 시장에도 사용자가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중원 씨는 “돈을 벌만한 게임 형태를 답습하면서 카피캣 게임이 판을 치게 됐다”며 “트리 오브 라이프 같은 게임은 대기업이 기획·서비스하기 힘든 형태여서 되레 사용자가 신선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드원게임즈는 향후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서비스 플랫폼인 스팀에서 게임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그린라이트’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린라이트를 통과하면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서 모금해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게임을 알린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그래픽 품질 수준이 걱정되지만 인터넷에서 받은 응원으로 큰 힘과 자신감이 생겼다”며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끝까지 만들어 서비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디 개발팀 오드원게임즈 소속 개발자인 최원순, 이중원, 김영채 대표, 주호균(왼쪽부터) 씨.
인디 개발팀 오드원게임즈 소속 개발자인 최원순, 이중원, 김영채 대표, 주호균(왼쪽부터) 씨.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