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술금융, 모험적 투자 확대로 창조경제 이끈다

[이슈분석]기술금융, 모험적 투자 확대로 창조경제 이끈다

정부가 발표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의 핵심은 규제나 관행 위주의 금융산업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금융권은 다른 산업에 비해 도전적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신주의에 빠져 새로운 시도도 미흡했다.

[이슈분석]기술금융, 모험적 투자 확대로 창조경제 이끈다

이번 금융혁신안은 담보·보증 중심의 대출과 투자 관행을 기술 기반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전만 강조하기보다는 일부 실패가 있더라도 모험적 투자로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을 적극 지원하는 데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3년 내 금융권에 기술금융이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확대 △기술가치평가 투자 확대 △범부처 기술 기반 투자활성화 과제 도출 △기술금융 우수사례 성과 확산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금융위는 기업에 기술력 등급평가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부동산 등 유형자산과 달리 객관적 가치평가가 어려운 기술에 ‘등급평가’를 추진해 금융권에 대출·투자 척도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기술신용대출을 늘리는 은행권에는 파격적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금융회사의 성공사례를 확산시켜 기술금융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기술신용대출 시 최대 3%포인트의 이차보전액을 대폭 확대한다. 현재 37억5000만원인 지원액은 100억원까지 규모가 늘어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연간 4300여 기업이 신규자금을 공급받고 금리 혜택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9월부터는 금융중개지원대출 지원 대상에 기술신용평가기관(TCB) 평가기업이 추가된다. 우수 평가기업에는 0.5%의 저금리 자금이 공급된다. 온렌딩 대출 시에는 정책금융공사의 위험부담비율을 최대 50%에서 60%로 늘려 기술금융의 부실위험을 낮춰주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기술금융을 확대 시행하는 금융회사에는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쪽으로 제도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기술가치평가 기반 투자도 늘린다. 기존 중소기업 지원사업 이외에 하반기에 3000억원의 기술가치투자펀드를 별도로 조성한다. TCB의 평가를 기반으로 기술과 지분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기술가치 투자의 회수지원책도 마련된다. 투자자금이 묶여 ‘돈맥경화’가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식재산회수펀드(830억→2000억원), 세컨더리펀드(1275억→2675억원)의 활용도를 대폭 높이기로 했다. 또 기술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식재산권의 거래를 늘리고 IP의 공정한 시장가격을 만들 수 있도록 산업은행에 역할을 부여하기로 했다.

과학·기술계와 금융권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나왔다. 9월부터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특허청 등 산업·기술 부처와 금융위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기술 기반 투자활성화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

우선 부처 간 기술평가정보부터 공유한다. 금융기관 사용 목적에 맞는 기술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에서도 TCB 평가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술금융 확산에 필요한 과제도 지속적으로 도출해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의 모험적 투자기능도 강화한다. ‘창업-성장단계-회수·재도전’ 등 단계별 맞춤형 자금지원을 시행한다. 우선 현재 2조4000억원 규모인 성장사다리펀드를 3년 내 6조원까지 크기를 키우기로 했다. 상장사다리펀드는 창업자 전용펀드를 지속 확충하고 현재 20% 수준인 설립 3년 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비중도 40%까지 높인다.

금융위는 △인수합병(M&A)에 특화된 펀드 1조원 △세컨더리펀드 1400억원 추가 조성 △회생절차기업을 지원할 재기지원펀드 1400억원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자본시장의 인프라 개선도 지속 시행된다. 금융위는 크라우드펀딩 법률, 증권사 신용공여한도 확대, 사모펀드 규제 개선 등의 자본시장 인프라와 규제를 연내 정비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상장사 투자세액 공제 확대, 신주인수권부사체(BW) 공모 허용,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상장사 공시부담 경감책 등을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