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TV캐스트 광고에 실시간 입찰제 도입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 ‘TV캐스트’ 광고를 실시간 입찰(RTB) 방식으로 변경했다. 모바일 시대를 맞는 네이버의 광고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전주곡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TV캐스트 광고를 기존 노출당 과금(CPM)에서 시청당 과금(CPV)으로 바꾸고 실시간 입찰제를 도입했다. 6월 말 일선 광고 대행사 대상 상품 변화를 알리는 설명회도 가졌다. 실시간 입찰 방식은 TV캐스트 웹은 물론이고 모바일에도 적용된다.

네이버는 그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TV캐스트 광고를 팔아왔다. 실시간 입찰제 도입은 광고 단가를 유동적으로 가져간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가격 경쟁이다. 높은 가격을 부르는 광고주가 좋은 시간대에 더 많은 노출을 갖고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광고주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시간을 할당 받는다. RTB 방식은 네이버와 광고주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경쟁이 없으면 종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광고를 낸다. 반대의 경우 네이버는 더 높은 가격에 광고를 판다.

RTB 방식 도입에서 모바일 시대를 맞은 네이버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트래픽이 웹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광고주 역시 모바일로 옮겨 간다. 문제는 네이버 모바일 영향력이 웹만 못하다는 사실이다. 모바일 트래픽이 다양한 서비스로 분산되고 네이버의 광고 게재 공간 역시 한정돼 있다. 결국 광고 단가를 올려야 하는데 광고주 반발이 적은 방식이 입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가 RTB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동영상이 네이버가 RTB 방식을 시험하기 적합한 분야”라며 “TV캐스팅에서 RTB 효과를 확인한 후 향후 다른 서비스로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TB 도입은 광고 판매를 시스템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네이버가 향후 애드(AD)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양한 매체를 엮어 광고주와 연결하는 애드 네트워크의 기반이 RTB다. 광고주가 입찰하면 자동으로 가장 좋은 매체를 찾아 광고를 배정한다. 시스템을 갖춘 네이버가 향후 자사 서비스는 물론이고 다양한 업체 서비스를 엮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음이 DDN이란 이름으로 애드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한 것과 같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RTB는 유튜브 등 유력 동영상 서비스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식으로 TV캐스트 적용은 트렌드에 부합하려는 시도”라며 “애드 네트워크 진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