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절차 마무리...시총 10조원 공룡 모바일 기업 탄생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음카카오는 시가총액 10조원의 코스닥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제 업계 관심은 다음카카오가 어떤 청사진으로 네이버를 추격할지에 쏠릴 전망이다.

지난 5월 합병을 발표하는 최세훈(왼쪽)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
지난 5월 합병을 발표하는 최세훈(왼쪽)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

27일 다음과 카카오는 각각 제주와 판교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음 주주는 97.5% 찬성으로, 카카오 주주는 만장일치로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으로 남는 다음의 사내·사외 이사도 선임했다. 새 사내이사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당초 함께 사내이사로 거론된 이제범 카카오 공동 대표는 후보에서 사퇴했다. 새 사외이사로는 조민식 전 삼정 KPMG 본부장, 최재홍 강릉 원주대 교수, 피아오 얀리 텐센트 부사장이 선임됐다. 다음은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각각 IT서비스와 글로벌 전략, 회계 등 각계의 전문가”라며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논의된 정관 개정 안건은 일부 주주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합병법인 명칭은 당분간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유지된다. 다음은 사명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밟아 10월 말에 임시주총을 열고 사명을 ‘다음카카오’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차별적인 핵심 경쟁력을 갖춘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으로 모바일 시대, 그리고 모바일 이후 다가올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IT모바일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는 물론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으로 다음카카오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1위 기업으로 올라선다. 증권가에서는 다음카카오 시총을 최대 12조원으로 보고 있다. 향후 주가가 20만원까지 오른다는 예측도 나왔다. 시총 4조2000억원 수준인 현재 1위 셀트리온을 갑절 이상 웃돌며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을 위한 공식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최강자 네이버와의 경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음은 국내 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려 2위 신세를 면치 못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이 라인에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경쟁 주도권을 내줬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와 검색과 지도, 콘텐츠에서 강점을 가진 다음이 힘을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