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정보 "동양 IT사업 이득 없다"…동양네트웍스 "재매각 추진 없이 역량 강화"

올해 IT서비스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건이었던 대우정보시스템의 동양네트웍스 IT사업 부문 인수가 최종 결렬됐다. 동양네트웍스는 더이상 매각 추진 없이 자체적으로 IT사업 부문을 운영, 강화할 계획이다.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 부문 분할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정보시스템과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대우정보시스템도 그동안 정밀실사를 진행했지만 인수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힐 수 없어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동양네트웍스 IT사업 매각 협상이 결렬되지 원인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정보시스템은 인수 포기 원인으로 동양생명과 동양증권의 IT아웃소싱 사업 유지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동양네트웍스 IT사업 부문의 가장 큰 장점은 동양생명·증권의 IT아웃소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그룹 해체로 동양증권은 대만계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으로 매각됐고, 동양생명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옛 계열사 IT아웃소싱 사업을 유지하기는 어렵겠다는 게 대우정보시스템의 판단이다.

동양네트웍스도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IT사업부문 매각은 법원에 제출한 회생방안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게 매각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당초 IT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려 했던 것은 고용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가격을 낮춰가면서까지 매각을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동양네트웍스는 더이상 IT사업 부문 매각 추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오히려 IT사업을 기반으로 동양네트웍스 사업을 재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골프장 매각에 이어 연수원 매각이 이뤄지면 어느 정도 회생방안을 현실화 할 수 있게 된다”며 “IT사업을 강화해 동양네트웍스를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기업 인수 합병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당장 새로운 인수합병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T서비스시장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굳이 추가 인수합병은 오히려 리스크만 키울 뿐이라는 게 내부 판단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