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밸리` 갇힌 기술기업에 `상환 연장제` 도입…3조원 서비스산업 펀드도 조성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들이 창업 후 ‘데스 밸리(Death Vally, 창업 초기 겪는 위기)에 빠진 연구형 기업과 유망 기술 보유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데스밸리` 갇힌 기술기업에 `상환 연장제` 도입…3조원 서비스산업 펀드도 조성

일반 민간은행과 보증기금사 등이 기술형 기업 대출 회수기간을 통상 5년으로 정하다 보니 정작 제품 상용화나 실제 사업 추진과정에서 유동성 악화로 회사 성장이 가로막히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7일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유망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금 투자 회수기간 연장’ 등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전 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술형 기업들은 은행에서 자금을 지원 받아도 회수기간이 너무 짧아 정작 필요할 때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 대안으로 기술형 기업은 재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자금 회수기간을 추가로 연장해주거나 아예 자금 회수기간 설정을 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현장기업이 지적한 부분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범정부 기술가치평가 TF를 꾸려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수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산업은행,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도 상환기간 연장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창조경제 구현에 핵심역할을 할 유망서비스 산업에는 향후 3년간 3조원 규모의 지원펀드를 조성해 투입한다. 신 위원장은 “각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주도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일환으로 복지부의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에 정책금융공사가 최소 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육성을 위한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 펀드’와 방송통신과 디지털콘텐츠 등의 제작과 창업 지원을 위한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펀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 펀드는 올해 2000억원,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펀드는 1000억원 규모로 각각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조성 중이다.

신 위원장은 “판교는 IT·BT·융합기술 중심 첨단혁신 클러스터로 창조경제와 유망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구현에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금융지원도 이 같은 특성에 맞춰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기술금융 세부 과제는 △현장 중심 △빠른 속도감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기술금융 확대에 동참하지 않는 금융사에는 강력한 패널티를 주겠다고 경고했다. 신 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은행이 기술금융 확대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다”며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병행하되 참여에 소극적인 금융사에는 은행 경영평가 불이익뿐만 아니라 정책자금 책정에서도 차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NEW, 엠게임, 다음소프트, 퓨처시스템, 네비웍스, 수젠텍, 일양약품, 큐브메디, 미래나노텍, 한백시스템, 이젝스 등 유망서비스업과 첨단제조업 11개사가 참석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판교 테크노밸리에 이어 대구 기계부품연구원을 방문해 현장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듣고 28일에는 전주 모래내 전통시장과 천안 고용·복지센터의 서민금융 창구를 방문해 서민들의 금융 고충을 청취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