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가 쓰던 열영상 카메라, 스마트폰 속으로

스마트폰 ‘열영상 이미징’ 시대가 열린다.

군인이나 소방관들이 어두운 곳이나 연기 속에서도 물체를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열영상 이미징 기술이 이제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수백달러의 비용만으로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어 대중화에 걸림돌이 없다는 평가다.

`플리어 원`은 열화상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화면에 열 신호를 표시해준다. (사진: 월스트리트저널)
`플리어 원`은 열화상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화면에 열 신호를 표시해준다. (사진: 월스트리트저널)

2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CCTV 업체인 플리어시스템즈는 지난달 아이폰5나 아이폰5S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349달러짜리 열영상 케이스 ‘플리어 원’을 내놨다. 사람이나 동물 등 물체의 표면 온도를 측정해 실시간 영상으로 표시해 준다.

플리어 원은 다양한 색으로 열 패턴을 표시하며 주변이 어둡든 밝든 상관없이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단열벽은 푸른색, 사람이나 열 에너지가 유출되는 문 위쪽 공간은 오렌지색 등으로 표시된다. 이 제품은 열영상 센서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제작해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적외선 이미지 처리에 사용되는 부품을 단일 칩으로 통합했다.

또 시크써멀은 올 가을 스마트폰용 열영상 카메라를 100달러 미만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바닥에 끼우는 소형 열영상 카메라다. 최근 시연에서는 시제품이 색색의 열영상 이미지를 표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신제품은 센서와 제조공법 등 열영상 이미징을 기기 내장 기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들이 반영됐다. 특히 제조 공정을 4~6시간씩 지연시키곤 했던 보정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기술도 이번에 새롭게 개발했다.

가버 풀럽 시장조사업체 맥시테크 인터내셔널 대표는 “상당히 고무적인 발전”이라며 “열영상 이미징 업계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열영상 이미징 기술은 건물 내 온수 파이프 누출을 감지하거나 전자기기 과열을 감지하는 등 기존에도 다양한 분야에 상용화됐다. 일부 고급 자동차에도 야간에 보행자나 물체를 감지하기 위해 기술이 적용됐다.

고가 장비에 속했던 열영상 카메라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계는 배관공, 전기기사 등 전문인력을 포함해 일반 소비자들도 부담없이 해당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거나 상하수관 누출을 감지할 때, 주거 침입자 발견 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열영상 기기 시장은 오는 2019년께 40억달러(약 4조544억원) 규모로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