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스케일패키지(CSP)’, LED 제조 원가 낮추는 핵심 기술로 등극

세계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중국발 저가 제품 공습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칩스케일패키지(CSP)’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CSP는 LED 칩과 같은 크기로 패키지를 제조하는 것으로, 별도의 패키지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다. 미국과 대만 글로벌 LED 업체에 이어 국내 업체도 양산에 나서면서 CSP가 LED 업계의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등 국내 주요 LED 패키지 업체들이 CSP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확대 적용하고 있다.

LED 패키지는 일반적으로 블루칩을 다이본딩하고 별도의 패키지 틀을 만든 뒤 형광체를 주입해 만든다. CSP는 패키지 틀을 만들지 않고 LED 칩 위에 바로 형광체를 도포하거나 형광체 필름을 사용한다. 때문에 노란색 형광체가 그대로 노출돼 있고, 백색의 외곽 패키지 틀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크기가 작아져 초소형 제품을 만드는 데 용이하고, 패키지 공정 단계가 빠져 제조 원가도 낮출 수 있다.

최근 1~2년 사이 에피스타, 필립스 루미레즈, 니치아, 크리 등이 연이어 양산에 성공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앞다퉈 기술 적용에 나섰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했다. 미들파워LED(LM131A) 1W급으로 1.2×1.2㎜ 크기의 초소형 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얇은 형광체 필름을 부착하는 방식을 채택, 액상도포 방식에 비해 보다 정밀한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지난해 말 서울반도체가 제품 양산에 들어갔으며, 올해 추가적으로 적용 제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크기와 구조, 방식에 대해선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LG이노텍도 한창 연구개발 중으로 양산을 준비 중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CSP에 대한 기반 기술은 이미 확보한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춰 양산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별로 CSP 구조와 제조 공법 등은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인 콘셉트는 동일하다”며 “CSP는 이미 LED 업계의 중요한 기술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으며, 더 나아가 나노 기술 등을 융합하는 새로운 기술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LED 칩의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가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온 실리콘웨이퍼 기반 LED 칩을 개발 중이다. 기존 사파이어 대신 실리콘을 사용하면 LED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바에 이어 두 번째 시도로, 내년 삼성전자가 대규모 양산에 성공하면 향후 시장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도 실리콘웨이퍼 기반 LED칩 개발을 연구 중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