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비씨카드 매각설…다우키움그룹·새마을금고와 `물밑 접촉`

KT 자회사인 비씨카드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우키움그룹, 새마을금고와 각각 몇 차례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우키움그룹과 새마을금고 등은 최근 비씨카드를 놓고 KT와 몇 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비씨카드를 매각할 비통신계열사에 포함시켜 몇몇 곳에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KT가 비씨카드를 매각검토 대상에 올린 것은 사실”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관심 있지만 지금 당장 인수할 여력은 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다우키움그룹은 금융 관련 벤처캐피털과 매니지먼트회사를 인수하면서 토털 금융서비스 그룹으로 사업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다른 인수에 자금이 대거 투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비씨카드까지 인수하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우 측은 비씨카드의 결제 프로세싱 인프라로 다양한 결제 융합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

새마을금고 또한 물밑 접촉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에 능통한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먼저 KT에 비씨카드 인수를 타진했다”면서 “두 회사는 이미 카드발급 사업에 공조하고 있고 카드사업 확대를 위해 새마을금고가 비씨카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측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인수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T 측은 지난 6월 비씨카드 매각 계획에 대해 이사진의 의견을 모았으나 반대 의견이 많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지 못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KT이사회 한 관계자는 “통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됐지만 비씨카드까지 매각하면 KT의 미래먹거리 사업 창출에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비씨카드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은 비씨카드가 처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에 이어 우리카드도 자체 결제와 발급을 검토하는 등 회원사 이탈이 이어지면서 카드대행사업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KT 측은 매각 불가방침은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최근 황창규 회장이 중국 은련을 직접 다녀와 모바일결제 등 다양한 융합사업에 비씨카드와 공조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며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