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와치, IT산업 부흥시킬까

스마트와치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스마트 산업 생태계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성장하면서 후방 소재·부품, 콘텐츠 시장을 단숨에 성장시켜 소비 붐을 불러일으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특화 부품 외에는 양산 효율성, 크기, 수요 측면에서 섣부른 기대감을 갖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소니 등은 이달 일제히 스마트와치 신모델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일종인 휘어진(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한 ‘기어S’를, LG전자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OLED를 동그랗게 깎아 만든 ‘G워치R’를 각각 출시한다. 소니 역시 무선충전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워치3’를 발표하고 모토로라는 지난 5월 구글 개발자대회(IO)에서 공개한 ‘모토360’을 선보일 계획이다. 애플 역시 ‘아이폰6’ 발표에 맞춰 ‘아이워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보다 진화된 커브드 OLED나 플라스틱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채택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조금 더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급 시계처럼 강화유리 대신 사파이어 소재를 검토하는 업체도 있어 신소재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모양이 다양해 양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G워치R처럼 동그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디스플레이 패널 한 장당 남는 부분이 많아져 양산 비용이 올라가는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강화유리 대신 사파이어를 사용하면 소재 자체 원가는 물론이고 가공 비용도 올라간다.

예상보다 개화가 더딘 무선충전 시장도 활성화가 예상된다. 스마트와치는 항상 손목에 차고 있어야 하지만 배터리 용량은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약 8분의 1 내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사람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충전 단자를 집어 넣을 곳도 마땅치 않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무선충전단자 때문에 금속 알러지나 피부 발진을 호소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 적용하는 콘텐츠가 시계, 문자나 전화 알람, 음악 리모컨 등에 국한돼 콘텐츠 개발 측면에서는 특별한 수요 창출원은 아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배터리, 카메라 등은 스마트폰에 비해 떨어지는 사양을 사용해 기술 진화 기대감도 그다지 높지 않다.

시장 규모에서도 스마트폰보다 수요 창출력은 한참 떨어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와치 시장규모는 내년 2340만대, 오는 2016년 3910만대, 2017년 5510만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올해 약 12억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가 다음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생태계 성장 효과가 떨어진다”며 “기술력도 비슷한 수준이라 한두 업체가 독과점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어서 대기업·중소기업 다자간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