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암세포 전이 경로 발견…전이암 치료 새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전이에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밝혀냈다. 이 단백질을 조절함으로써 암 전이를 막는 치료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엄홍덕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팀은 폐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콤플렉스(complex) I’ 효소가 암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인자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효소의 조절 경로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의료바이오]암세포 전이 경로 발견…전이암 치료 새 가능성

complex I 효소는 활성산소를 생성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데, 전이 과정은 세포 사멸 단백질로 알려진 ‘백스(Bax) 단백질’을 통해 제어된다. 백스 단백질은 다시 다른 단백질들과 결합해 암의 전이를 조절했다.

연구팀은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단백질이 암 전이 촉진 물질을 분해함으로써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과 이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들의 분자적 결합과정도 처음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전이 촉진 작용은 억제하고, 암 전이 억제 작용은 상승시키는 치료법의 실용화 가능성이 열렸다.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암 전이 예방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은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거나 치료효과가 낮은 경우가 많다. 특히 암 전이가 일어나는 원리가 거의 밝혀지지 않아 극복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암 환자 생존율이 66.3%인데 반해 전이암 생존율은 18.7%에 불과하다.

엄홍덕 박사는 “암 환자에서 complex I 과 p21의 변이가 많이 관찰됐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며 “이번에 규명한 전이 경로를 바탕으로 암 전이 억제를 극대화하는 물질이나 기술을 개발하면 암 전이를 사전에 차단해 암환자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