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 UAE에 이어 영국에도 진출 타진

원전 첫 국가인 영국에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을 추진한다. 원자력 산업을 프랑스와 중국에 넘겨준 영국이 전력구매 단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신규 원전 계획을 추진 중인 영국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원자력협회(WNA) 심포지엄에 유연백 산업부 국장을 비롯해 조환익 한전 사장, 한국원전수출협회(KNA), 한전기술 등 국내 원전 관련 6개 기관 17명을 파견한다. 이들은 WNA기간 동안 한국원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영국 원전 관련 주요 인사 면담도 계획했다.

영국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원전 건설을 추진한 세계 원전 역사에서는 상징적인 나라다. 16기 원전이 운영 중이며 원전 제로 정책을 추진하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원전을 건설키로 방향을 바꿨다. 대부분 원전이 노후화된 상태에서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발전 설비의 60%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영국은 영국원자력공사가 프랑스 원자력전력청(EDF)에 매각되고 중국 자본이 원전 건설에 투입되면서 전력구입 단가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EDF 컨소시엄에 현재 전력 도매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원전 건설을 외국 민간기업에 맡기는 대신 높은 수익률을 약속해준 것이다. 이는 화력발전소와 유사한 수준으로 원전의 장점인 경제성이 희석된 것이다.

영국은 현재 신규 원전 16기를 4기씩 묶어 발주키로 하고 기존 원전 용지 외에 새로 건설하는 원전은 다른 나라에 개방하기로 했다고 산업부 측은 설명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프랑스와 중국이 독점하는 영국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며 “원전 수출이 성사되면 한국형 원전을 최초 원전국가에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