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인간과 사물, 에너지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미래포럼]인간과 사물, 에너지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세기의 전환 이후, 세상의 모든 것들이 빠른 속도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 최초의 조짐은 인터넷과 ICT에서 시작됐고, 그것들이 결합·진화하면서 사물인터넷(IoT)의 시대가 다가왔다. 그 빠른 흐름에 방해가 되는 느리고 거추장스러운 컴퓨터는 구름 형태로, 데이터는 만물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상 모든 것들이 연결되고 있다. 그것들은 왜 시작되고, 무엇을 가지고 오는가? 바로 진화다.

최근 우리를 놀라게 한 두 종류의 로봇이 등장했다, 하나는 리보(RiBo), 또 하나는 개미로봇이다. ‘리보’는 MIT가 만든 가족 로봇으로 디자인의 간결성과 자율학습 능력을 지닌 감정로봇이다. 하버드랩이 만든 개미로봇은 군집행동 알고리즘을 가진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고 있다. 피노키오에서 시작한 인간을 닮은 기계들이 성숙 단계로 들어섰다. 애초에 정보 공유와 대화의 수단으로 개발한 인터넷은 이제 사물의 연결수단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산업의 인터넷화를 촉진하고 있다. 독일과 지멘스가 만들어가는 산업4.0은 알고리즘의 플랫폼화를 공유하고자 하며, 미국과 제너럴일렉트릭(GE)이 주도하는 산업인터넷은 능동센서와 기계부품 단위 연결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왜 융합되는가?

진화의 본능에 바로 연결이 있기 때문이다. 연결은 나와 다른 유전인자를 가진 새로운 가치를 가질 기회를 제공해 생명체를 똑똑하게 만들어 간다. 유전인자들은 그것을 알고 있고, 고등동물일수록 그 잠재적 인지능력이 뛰어나다. 진화심리학의 시작이다. 인간은 기계를 발전시키고, 발전한 기계는 인간을 퇴화시킨다. 인간은 지극히 이기적 존재다. 이지적 유전자기 때문에 진화한 것이며, 진화의 결과로 인간은 더욱 진화한다.

에너지 연결을 살펴보자. 에너지와 인간을 연결하는 방법에서 인간은 그리 현명하지 못했다. 최종에너지 형태인 전력에너지의 전환효율은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 전환에 실패한 나머지 자원은 환경오염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화석연료와 핵연료는 에너지 전환성이 복잡하고 열악해 최종에너지 효용성보다 오염이라는 폐해가 훨씬 더 큰 이기적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이런 에너지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거창한 해법에 있지 않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다만 정성과 지혜를 요구할 따름이다. 우리는 전기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많은 자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너무 소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전기로 농사짓고, 도시에선 목욕탕 물을 데우는 데 전기를 사용한다. 전환 효율 30%의 최종에너지를 겨우 열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전환효율이 가장 좋은 에너지원에 보다 현명한 투자를 해야 한다. 태양광과 연료전지는 에너지 중 가장 ‘클린’한 에너지원이며, 잠재적 자원의 양 또한 가장 크다. 에너지 선진국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박막태양전지(CIGS), 차세대 세라믹 연료전지(SOFC) 기술 등을 주목해야 한다. 전기요금 인상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선진국에 비해 저렴하지만 인상하기엔 부담이 크다.

인간과 에너지 연결성이 유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촉진하는 힘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제도로 억제하기 전에 스스로 절약해야 하고, 싼 전기요금이라 해서 전기를 낭비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지금의 전기는 우리 자손들이 사용할 몫의 전기에너지를 우리가 앞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은 유연하고 시의적절해야 한다. 화려한 월 커튼 빌딩보다 에너지 자족형 빌딩에 평가 점수를 더 줘야 한다.

이주연 아주대 산업공학과 교수 jooyeoun325@aj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