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가전쇼 IFA 2014, `W·H·I·C·H`를 주목하라

‘유럽은 어떤(Which) 제품에 주목할까.’

유럽 최대 가전쇼 ‘IFA 2014’가 사실상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10일까지 8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공식 행사 개막일은 5일이지만 3일 삼성전자가 베이징(중국)·뉴욕(미국)과 동시에 베를린에서 ‘갤럭시노트4’를 선보이는 ‘언팩 2014 에피소드2’ 행사를 열고 소니·밀레·지멘스 등도 이날 IFA 전시장에서 자사 주력 제품을 공개한다. LG전자도 4일 전시제품을 언론에 공개하는 부스투어 행사를 여는 등 선두 전자업계가 전 세계 이목을 끌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한다.

이번 행사의 트렌드는 ‘W·H·I·C·H’ 5대 키워드로 정리된다. 차세대 스마트 격전장인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홈 그리고 초고화질(UHD) 경쟁, 여기에 글로벌 선두로 치고 나가기 위한 프리미엄화 전략 일환의 디자인이 강조되면서 세계의 시선이 IFA로 쏠리고 있다. 만년 추격자로 여겨졌던 중국업체의 부상도 예고되고 있다.

◇Wearable(웨어러블)

웨어러블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삼성 기어S’와 ‘LG G워치R’로 승부를 펼친다. 양사는 지난달 28일 동시에 제품을 선보이며 웨어러블 시장 선점 의지를 다져왔다. 타이젠 운용체계(OS) 기반의 삼성 기어S는 휴대폰이 없는 상황에서도 3G 이동통신, 와이파이 등 통신 기능으로 메시지, 통화, 알림 확인 등이 가능하다. LG G워치 R는 세계 첫 원형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메탈 보디, 천연 가죽소재 등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Highest definition(궁극의 화질)

UHD TV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TV업계는 차기작 고심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물을 이번에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UHD 해상도를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패널로 구현한 ‘울트라(UHD) 올레드(OLED) TV’를 전시한다. 삼성전자는 곡면 TV의 몰입감을 강조한다. 다양한 라인업의 가변형(벤더블)과 곡면 TV를 선보인다.

현재 주력인 4K(3840×2160) UHD보다 네 배 더 선명한 8K(7680×4320) TV를 다수의 업체가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체 발광하는 퀀텀(양자)을 주입한 퀀텀닷 TV 역시 전시될 것이란 전망이다. 스마트폰에서는 풀HD와 비교해 갑절 높은 쿼드HD(QHD·2560×1440) 해상도의 스마트폰 등장이 예상된다.

◇Integration(기술+디자인 융합)

기술 간 융합은 기본으로 이번에는 기술과 디자인의 절묘한 조화가 주목된다. 기술이 일반화되면서 고객의 눈을 사로잡으려면 참신하고 획기적인 디자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곡면 TV를 강조한 ‘커브의 기원’이라는 디지털 아트를 선보이며 갤럭시노트4 역시 곡면 디스플레이 적용이 예상된다. LG는 세계 최초로 완벽한 원형의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G워치R와 함께 프리미엄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손잡고 만든 OLED TV를 선보인다.

◇China(중국)

국제 전시회에서 우리 임원들이 중국업체 부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가 발표한 제품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2분기 이들 3사의 세계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합계는 17% 이상으로 애플을 넘어섰다. TV와 가전시장도 마찬가지다. 벤치마킹에 그친다는 혹평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 TV업체 TCL이 퀀텀닷 TV 공개를 암시하는 광고를 내는 등 이례적으로 우리 기업에 앞선 기술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Home networking(스마트홈)

개막에 앞서 출품작을 공개한 가전사 삼성전자·LG전자·밀레·지멘스의 공통점은 바로 ‘가정 내 기기 간 연결(홈 네트워킹)’을 의미하는 스마트홈이다. LG전자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업체와 손잡고 상용화한 자체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챗’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삼성전자도 보안·음성인식 등을 강조한 삼성 스마트홈을 출품한다. 밀레도 기기 간 상호 연결을 가능케 한 ‘밀레 앳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공개하며 지멘스 역시 ‘홈 커넥트’라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김준배·안호천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