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내년 예산 5% 증액 합의…경기 활성화에 중점

정부와 새누리당은 2일 국회에서 ‘2015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주제로 회의를 열고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 확대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새 경제팀이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힌 지난 7월 예측된 10% 안팎의 증액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예산 증액을 5%대에서 하기로 당정 간 합의했다”며 “효율성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확대 재정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적자 확대를 감수하고서라도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정 건전성 문제를 무시할 수 없어 5%대 증액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이 올해(355조8000억원)보다 5% 늘어나면 373조5900억원이 된다.

여당은 당정에 앞서 내년 예산이 경기 회복을 이끌 수 있도록 재정과 기업의 국내투자 확대 유도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방침을 전달했고 정부도 이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늘어난 예산은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내수 기반 확대, 투자 여건 확충, 청년·여성 고용률 제고 등 경기 진작에 투입될 방침이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소득과 소비의 기반이 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창조경제 성과를 가시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차 중소기업 설비투자펀드(3조원)와 지역전용 설비투자펀드(1조원)를 조성하는 등 기업투자 촉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수출 기업화,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확대하고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신설한다.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물류·생산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공장 보급과 시스템 개발에 100억원을 지원한다. GCS(Global Creative SW) 프로젝트에 486억원을 투입하는 등 소프트웨어 부문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확대한다. 차세대인터넷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보다 갑절 이상 많은 277억원을 투입한다.

대상별 맞춤형 취업지원 등 일자리 예산을 13조2000억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7.6% 늘릴 계획이다. 청년일자리 예산은 4757억원에서 5538억원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예산은 227억원에서 326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학 반값등록금 예산을 3조7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늘렸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세·임대주택을 매년 3000호씩 공급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을 위해 104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처음으로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도입한다. 출산비 지원 대상을 종전 1~3급에서 6급까지 확대하는 한편 발달장애 가족 휴식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은 무엇보다 경기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확장적이고 과감하게 편성하겠다”며 “예산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연내 집행계획을 세워 내년 초부터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