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타이젠 TV·가전 내년 대거 출시

TV와 가전 분야 OS로 타이젠 채택하기로 방향 잡아

삼성전자가 내년에 독자 운용체계(OS)인 타이젠을 채택한 TV와 가전제품을 대거 출시한다. 타이젠폰 출시 지연으로 동력이 떨어졌다는 우려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 영역을 구축한 TV와 가전 분야에서는 OS로 타이젠을 채택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복수 임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인 CES 2015에 타이젠 OS를 채택한 제품을 대거 출품하고 타이젠 기반 사업에 속도를 낸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타이젠TV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플랫폼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는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내년 초 CES에 가면 타이젠 OS TV를 다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 스마트TV는 궁극적으로 타이젠으로 간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임원도 “내년에 가전제품은 타이젠 베이스로 간다고 보면 된다”며 “어느 제품군까지 내년에 출시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타이젠 OS로 구현한 가전제품을 대거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TV와 가전제품에서 타이젠 OS로 방향을 잡는 것은 스마트폰과 달리 시장 주도권을 충분히 쥘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안드로이드(구글) iOS(애플) 등 양강 구도로 자리를 잡은 스마트폰 OS와 달리 스마트TV·가전은 시장 초기인 데다 지배적 사업자가 없어 삼성전자가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 사업자이며 올해 들어서도 글로벌 점유율을 더 늘리고 있다. 가전제품에서도 내년 글로벌 1위를 선언한 상태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2012년 인텔과 협력해 개발한 OS다. HTML5 기반으로 애플과 구글의 OS인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처음 스마트 TV 앱 개발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현재까지 삼성 미러리스카메라와 스마트워치인 ‘기어2’ ‘기어2 네오’에도 적용됐다.

베를린(독일)=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