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6 출시, 모바일 D램 시장 울고 낸드 플래시 시장 웃고

애플 아이폰6 출시, 모바일 D램 시장 울고 낸드 플래시 시장 웃고

아이폰6 출시로 반도체 D램 시장과 낸드 플래시 시장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이 낸드 플래시 채택량은 대폭 높인 반면 모바일 D램 사양은 전작과 같은 1GB를 적용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모델 아이폰6 플러스에는 2GB 모바일 D램이 탑재됐지만, 아이폰6에 비해 생산량이 많지 않아 D램 수요를 끌어올리는데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6 효과로 올해 세계 낸드 플래시 총 수요는 당초 520억GB에서 3~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 제품 라인업을 16GB, 32GB, 64GB를 유지해왔지만, 아이폰6부터 16GB, 64GB, 128GB로 바꿨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 업체들은 잇따라 올 하반기 낸드 플래시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낸드 플래시 탑재량 확대로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모바일 D램을 1GB에서 2GB로 높이는 것보다 아이폰6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낸드 플래시 용량을 높이면 데이터 조각 모음 등으로 기기 전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애플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운용체계(OS)·시스템 설계에 이르는 소프트웨어(SW)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만큼 낸드 플래시 사양 개선으로 최적화 수준은 더욱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낸드 플래시 시장과 달리 모바일 D램 시장은 아이폰6 출시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애플이 모바일 D램 사양을 높이기보다는 시스템 최적화로 제품 원가를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화소를 높이기보다는 크기를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도 모바일 D램 시장에 부정적이다. 애플은 아이폰6에 326ppi(인치당 픽셀수) LCD를 채택했다.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알파 디스플레이(320ppi)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LG전자 G3(534ppi LCD)와 갤럭시노트4(515ppi AM OLED)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애플이 300ppi대 풀HD급 디스플레이를 고집한다면, 그래픽 프로세서를 구동하기 위해 모바일 D램 사양을 1GB에서 2GB로 끌어올릴 이유가 없다.

다만 애플 AP 그래픽 성능이 계속 개선되고 있어 아이폰6 후속 모델에는 2GB 모바일 D램이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재료비의 20~25%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크기와 성능을 동시에 높이기는 어렵다”며 “다만 4K(QHD 디스플레이의 갑절 성능) 디스플레이가 확산되면 애플도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 2GB 모바일 D램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