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천AG 재송신료 협상 난항···업계 갈등 재점화

문화방송(MBC)이 유료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억원 규모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 재송신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방송업계 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유료방송 업계가 이미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계약을 한 상황에서 추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AG 개막일이 불과 3일 앞(19일)으로 다가온 가운데 MBC와 유료방송 업계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또 한 번 일부 방송 플랫폼에서 ‘블랙아웃(송출중단)’이 발생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15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MBC는 최근 각 유료방송 사업자가 보유한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차등적으로 재송신료 규모를 산정해 인천AG 재송신 대가 지불 협상을 개시했다.

MBC는 지난달 8일 케이블,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인천 아시안게임 콘텐츠 유통 공지 및 담당자 지정요청’ 제하 공문을 보내 사별로 재송신 대가 협상 담당자를 회신 받았다.

이창훈 MBC 글로벌사업국 차장은 “인천AG 중계권 가격은 1100만달러(약 112억원)”라며 “각 유료방송 사업자가 (인천AG 중계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별도 제작 기반을 추가적으로 마련할지 모르겠지만 (MBC) 내부 기준으로 책정한 금액으로 협상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 브라질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MBC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CPS를 지불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MBC가 제시한 인천AG 재송신료 책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MBC는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책정, 수억원에 달하는 인천AG 재송신료를 제시했다”며 “(MBC가) 가입자 수 이외에 명확한 재송신료 산정 기준을 밝히지 않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창훈 차장은 “중계권을 포함한 전체 비용 가운데 30~40%를 유료방송사업자 등에 할당했다”며 “이 수치를 기반으로 각 유료방송 사업자 가입자 수 규모에 따라 재송신료를 (차등) 산출 한 것”이라고 말했다.

IPTV 업계는 금주 내 한 차례 더 MBC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 측이 재송신료 규모를 두고 이견 차이가 커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인천AG 중계방송도 모바일IPTV 블랙아웃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IPTV 업계 한 관계자는 “MBC가 내부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인천AG 개막일 전 한 차례 더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모바일IPTV는 블랙아웃이 발생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창훈 차장은 “그동안 유료방송사업자가 TV·모바일 플랫폼에서 실시간·주문형비디오(VoD)를 송출하는 대가로 지상파 방송에 지불했던 재송신료 이력을 역추적하면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