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상생 위해 중소 개발사에 수천만원 마케팅 공짜 지원

카카오가 중소 게임 개발사에 수천만 원이 드는 마케팅 프로그램을 공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도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게임 개발사에게는 돈을 들이지 않고도 수많은 사람이 쓰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대박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중소 게임 개발사에 스티콘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티콘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들어가는 그림이다. 문자보다 재미있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덕분에 인기가 높다. 주로 인기 연예인이나 만화 주인공으로 스티콘을 만든다. 게임도 스티콘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로 스티콘을 만들어 홍보 효과를 낸다. 게임을 설치하면 스티콘을 함께 제공해 다운로드 수를 늘리는 일등공신으로 각광받는다.

카카오는 그동안 스티콘을 개발사에게 유료로 판매했다. 다운로드 1건당 300원 안팎이다. 카카오는 최근 모바일게임 ‘저승사자’와 ‘방탈출’에 무료로 게임 이모티콘을 지원했다. 만일 두 게임 스티콘 다운로드가 10만건이면 3000만원을 공짜로 지원받는 셈이다. 대박 게임으로 인정받는 100만건이면 3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중소 개발사의 마케팅 비용을 지원해 상생을 도모하면서 색다른 게임 인기를 높여 매출을 늘리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게임 ‘저승사자’는 총싸움에 달리기라는 소재를 더한 이색 게임이다. 신생 개발사 작품이고 별도 마케팅도 거의 안했지만 시장에서 입소문으로 상승세를 탔다. ‘방탈출’은 2007년 구형 휴대폰에서 유명세를 탄 시리즈다. 세계 누적 1100만 다운로드에 이르며 기존 카카오 게임 중에 없는 새로운 내용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의 ‘카카오게임’으로 별도 게임 광고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드래곤을 만나다’ ‘더 킹오브파이터즈 M’ ‘샌드스톰’ ‘역전!맞짱탁구K’ 등을 선정해 알렸다. 해당 게임 전용 이모티콘을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하거나 날씨·상황 등에 맞춰 광고했다. 카카오게임 플러스 친구는 별도 비용 없이 무료로 게임을 선정해 광고한다. 지금까지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서 화제가 될 만한 주요 작품 위주로 알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개발사 지원 정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 측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카오톡 사용자가 해볼 만한 좋은 게임을 대상으로 스티콘을 무료로 제공했다”며 “아직 시범단계여서 구체적인 게임·개발사 지원 대상 기준이나 연간 사업예산 규모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 반응을 보고 향후 계획을 결정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개발사를 위한 지원책을 확대하려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