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 벤처캐피털, 한국에 대규모 창업·벤처 투자 펀드 만든다

세계 유수 벤처캐피털이 우리 정부와 손잡고 창업·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중소기업청은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에프제이(DFJ), 월든인터내셔널(Walden International)과 1억5000만달러 규모 ‘대한민국 벤처펀드(가칭 코리아펀드)’를 조성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중소기업청은 미국 디에프제이와 코리아 벤처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왼쪽부터 마크 그린스테인 디에프제이 최고재무책임자, 티모시 드레이퍼 디에프제이 회장,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 박종찬 중기청 벤처투자과장.
중소기업청은 미국 디에프제이와 코리아 벤처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왼쪽부터 마크 그린스테인 디에프제이 최고재무책임자, 티모시 드레이퍼 디에프제이 회장,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 박종찬 중기청 벤처투자과장.

디에프제이와 월든인터내셔널 두 기관은 각각 75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직접 운용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상위 5%의 벤처투자기관이 직접 한국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리아펀드는 올해 초 발표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중 오는 2017년까지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펀드 재원은 한국 모태펀드(40%)와 해외 출자자(40% 이상·의무사항)가 공동 참여하는 형태로 조성된다.

재원의 최소 51% 이상을 국내 창업기업과 벤처기업, 중소기업에 의무 투자한다.

펀드 조성에 참여하는 디에프제이는 1986년 설립돼 현재 운용자산이 7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톱5 벤처캐피털이다. 실리콘밸리 외에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30개 이상 지사를 운용 중이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글로벌화된 벤처캐피털로 평가받고 있다. 핫메일, 스카이프, 테슬라, 바이두 등을 발굴해 성공을 거뒀다. 설립자인 티모시 드레이퍼 회장이 코리아펀드 대표를 맡고 개인 재산도 직접 출자해 참여할 예정이다

디에프제이는 펀드 투자 대상을 모든 산업 분야로 열어놓고 작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티모시 드레이퍼 디에프제이 회장은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제대로 지원받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아주 성공적인 기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펀드 지원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월든인터내셜은 1987년 설립됐으며 현재 22억달러 규모 펀드를 운용 중이다. 컴투스, 선데이토즈, 미래나노텍 등 다수 한국 기업 투자 경험이 있다. 월든인터내셔널은 펀드가 조성되면 반도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박종찬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올해 조성하기로 한 펀드 조성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올해처럼 해외 벤처캐피털을 직접 찾아 설명하면서 나머지 목표 금액인 500억 규모 코리아펀드도 조기에 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