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본사 부지 입찰, 삼성전자 vs 현대차 격돌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쟁탈전이 예상대로 삼성과 현대차그룹 ‘2파전’으로 압축됐다.

17일 16시로 마감된 한전 부지 입찰에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뛰어들면서 이미 입찰 참여를 선언했던 현대차그룹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전은 감정가만 3조3000억원대에 이르는 부지의 새 주인을 18일 오전 10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 입찰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세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위험 분산 차원에서 지분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그룹만 17조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을 보유해 단독 입찰도 문제 없지만 위험 분산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아침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경영위원회에서 입찰 참여를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캐시카우 기업인 삼성전자는 현대차그룹처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는 않았다.

일단 삼성전자가 참여하면서 유찰 위기는 넘겼다. 단독 입찰일 때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남은 문제는 입찰 가격이다. 1원이라도 높은 가격을 써낸 곳이 낙찰되지만 한전에서 정한 예정 가격보다 낮으면 입찰이 이뤄지지 않는다. 예정 가격은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직접 입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입찰 시스템 ‘온비드(onbid.co.kr)’로 진행된다. 한전은 입찰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예정가격을 온비드에 입력만 하면 된다. 입찰 진행 상황을 사전에 조회할 수 없다.

한전은 18일 오전 10시에 개찰한다. 온비드 시스템에서 응찰자들의 제출 가격 등을 비교·조사하는 것이다. 이때 최종 참여 업체 면면도 확인할 수 있다. 낙찰자는 한전과 계약하면 되고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인수 대금을 최다 세 차례에 걸쳐 분납한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