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충교역, 보안 업계 대미 수출 창구로 부상하나

구상무역 형태의 절충교역(Offset trade)이 토종 정보보호 기업의 대미 수출 창구로 부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회장 심종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절충교역을 이용한 국내 보안 솔루션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설명했다.

절충교역이란 국제 무기거래에서 판매국가가 구입국가에 일정 부분 기술 이전이나 부품 발주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구상무역이다. 국방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방위산업에만 적용되던 절충교역을 민수 분야로 확대했다. 지난해 절충교역 수출액 9억달러 가운데 중소중견 기업 비중은 10%에 머물렀다. 정부는 향후 30%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KISIA는 지난 8월 미국 워싱턴 KOTRA에 대표단을 파견해 절충교역을 활용한 대미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워싱턴에서 만난 김종춘 KOTRA 무역관장은 “세계 절충교역 시장은 수백억달러에 이르며 최신 전투기 도입을 앞둔 한국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절충교역의 대상이 되는 민수물자가 늘고 있어 정보보호 솔루션도 제안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SIA는 대표단 귀국 후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위산업진흥회와 함께 절충교역 품목으로 보안 솔루션이 지정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KISIA는 이달 방위산업진흥회와 업무협력을 맺고 10월 회원사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보안 솔루션이 절충교역 품목으로 지정되면 국내만 머물던 정보보호 기업 북미 수출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몇몇 기업이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은 없다. 절충교역이 성사되면 미국에 지사를 내고 판매처를 뚫어야 하는 수고를 덜고 수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시작으로 브랜드를 알려 미국 수출을 다변화할 수 있다.

심종헌 KISIA 회장은 “절충교역은 거래 규모가 커 정보보호 솔루션이 품목으로 지정되면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당장 보안 기업에 수출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며 절충교역 지원 품목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높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이 발간한 절충교역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 30년간 해외에서 무기를 들어오면서 반대급부로 제공받은 가치는 약 174억달러(17조9700억원)에 달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