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코스닥·코넥스 정체에 VC `회수` 막막...논란도 남아

[이슈분석] 코스닥·코넥스 정체에 VC `회수` 막막...논란도 남아

우리나라 벤처캐피털 업계 투자시스템이 튼튼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회수’ 시장의 부재 때문이다.

투자대상 기업의 기업공개(IPO) 만이 거의 유일한 회수 수단이 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침체와 신규 상장 부진으로 ‘엑시트’ 창구가 태부족하다. 일반적으로 IPO 이전의 회수 수단인 인수합병(M&A)은 시장 자체가 미미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 벤처캐피털 업체 대표는 “미국 등지의 경우 M&A로 인한 회수 비중이 매우 높아 M&A 비중이 90, IPO 비중이 10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반대”라며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7월 기준 VC가 회수한 금액은 투자원금기준으로 4076억원인데 이 중 17.3%만이 IPO로 회수됐다. 60.5%가 장외매각과 상환으로 회수된 금액이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 IPO를 통한 회수 비중은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15% 전후에 머물러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 수가 절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회수 시점과의 괴리도 나타난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투자 후 IPO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평균 기간은 14년이다. 업력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하면 11년을 기다려야 IPO를 통한 회수가 가능한 셈이다. 문제는 평균 펀드의 운영 기한이 7년 이하라는 점이다.

국내 VC 업계의 후기(업력 7년 이상) 기업 투자가 많아지는 결정적 이유다.

코스닥의 보완재 성격으로 마련된 코넥스 시장도 중간 회수 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VC들이 회수의 방식으로 이용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코넥스 상장이 허가되지 않았다. 일정 조건이 되면 보통주로 전환하고 상환 요청을 통해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창구가 막혀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벤처 상장 불씨가 없는 코넥스 시장은 올해 지속적인 침체기를 겪으며 총 거래 종목 수가 60개에 불과하다. 9월 26일 기준 올해 18개 종목이 상장해 거래소가 목표한 연내 100개 상장은 요원하게 됐다.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우선주 상장이 안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코넥스 시장이 코스닥 시장을 위한 ‘패스트 트랙’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코넥스 시장이 전문 투자자 중심의 회수 시장으로 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는 게 VC업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