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가스화기 기술 확보, 미래 석탄화학 시대 개척

IGCC의 핵심 설비는 석탄에서 LNG급 가스를 뽑아내는 가스화기다. 국내 최초의 IGCC인 태안 IGCC의 가스화기는 두산중공업이 원천기술을 확보해 제작에 성공했다. 해당 가스화기는 글로벌 자원회사인 쉘에서 지정한 기업만이 제작 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3번째로 지정업체로 등록해 중국 경쟁사보다 앞서 가스화기 플랜트 실증사업에 나설 수 있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화기 기술 확보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 해수담수화, 석탄화력, 원전에서 석탄화학 시장까지 넓힐 수 있게 됐다. 특히 IGCC는 성장 가능성도 높고 세계적으로 5개 실증 플랜트만 운영해 새로운 국가 수출상품으로 자리매김도 기대된다.

에너지 업계는 석탄가스화 발전 시장을 2030년까지 400GW, 1200조원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2020년까지 15기 10GW 석탄가스화 플랜트 건설이 예상된다. 2020년 기준 국내 전체 발전기의 38.9%가 20년 이상, 15.7%가 30년 이상 노후화되는 만큼 교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IGCC 실증 과제에 참여한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기후변화대응에 따른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규제와 기존 석탄화력 방식의 퇴출을 시장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가스화기 기술은 IGCC는 물론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합성가스를 생산해 대체 천연가스(SNG), 청정연료(DME), 수소 생산도 가능하다. 포스코가 전남 광양에 건설하고 있는 SNG플랜트도 가스화기가 필요하다. 여기에 암모니아, 메탄올, 요소, 비료 등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기술로도 석탄 가스화기가 사용되고 있다.

중국 발전 기업이 최근 가스화기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석탄화학 플랜트 약 30여기를 운영하며 현지 석탄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를 IGCC 분야까지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석탄액화(CTL) 플랜트와 연계해 액체연료 생산으로 석유를 대체할 수도 있다. 합성가스를 연료전지에 공급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석탄가스화 연료전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석탄가스 연료전지(IGFC)는 효율 55% 이상의 획기적인 발전시스템으로 평가 받는 기술이다.

두산중공업은 석탄 가스화기 기술 확보와 태안 IGCC 실적을 통해 최근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포함한 세계 에너지시장에 고부가가치 플랜트 수출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석탄합성가스를 이용한 화학플랜트용 석탄가스화기 및 정제설비 등 관련 플랜트 수출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태안 IGCC 사업이 성공하면, 국내 후속 호기 제작은 물론이고 해외 수출도 기대된다”며 “해상풍력발전, 발전용 연료전지 등과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