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38>목표를 정해줘도 우왕좌왕하는 직원, 어떻게 이끌까?

실행 메시지를 주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직원들이 쉽게 변화에 따라오게 하려면?

A사는 침체된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지속적으로 매출을 높여 향후 10년안에 글로벌 1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비전발표식도 열고 임직원들은 의욕에 넘쳐 열정적으로 파이팅을 외쳤다. 그런데 막상 각자 자리로 돌아간 직원들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부서간 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우왕좌왕이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알아서 척척 잘해주면 좋겠는데 답답하기만 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직원들을 비전에 맞게 이끌어갈 수 있을까?

회사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해줬다 해도 큰 방향만 알려주면 직원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모르고 헤맬 수밖에 없다. 해야 할 일이 잔뜩 있으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르지 못하는 것을 ‘행동마비 현상’이라고 하는데, 동의는 하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모를 때는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말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에 따라오게 하려면 큰 방향과 함께 당장 해야 할 행동도 같이 알려줄 필요가 있다. 당장 무엇을 하라는 ‘실행 메시지’에 변화의 성공과 실패가 달려 있다는 말이다.

실행 메시지는 자전거를 굴러가게 하는 첫 페달과 같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쉬워야 한다. 또 실질적이고 지속적으로 효과가 있어야 한다. 실행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컨설팅회사인 에이온휴잇은 미국인 직원과 인도인 직원 간에 존재하는 문화 차이로 곤경에 처해 있었다. 인도인 직원들은 미국인 직원들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숫자나 데이터에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고, 미국인 직원들은 인도인 직원들이 계획도 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려고만 한다고 여겼다.

이럴 때 상사들이 일반적인 큰 방향만 내세워 ‘문화 차이를 줄이자’라고만 한다면 직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행동마비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에이온휴잇은 쉽고 지속적인 방법을 주는 실행 메시지를 함께 제시했다. 매일 아침 10분씩 인도인 직원들과 미국인 직원들이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한 것이다. 돈도 들지 않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서로 매일같이 얼굴을 보고 대화하게 하자, 9개월 후에 직원간 문화 차이 문제는 씻은 듯 없어졌고, 서로 다른 점들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됐다.

스타벅스도 실행 메시지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잘 나가던 스타벅스는 2007년 말, 주가가 반 토막 나고 매출이 떨어지는 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도 컸지만 그동안 성장에만 치우쳐 스타벅스의 핵심가치가 변질된 것이 그 이유였다. 스타벅스는 본질을 되새기며 핵심가치로 돌아가자고 선포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직원을 움직이게 하기 어려웠다.

이에 스타벅스는 다시 직원들에게 ‘커피 맛을 되살리자’는 실행 메시지를 제시했다. 동시에 전 세계 매장을 3시간 동안 문 닫고 13만5000명에 이르는 바리스타들을 교육했다. 동영상으로 에스프레소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실제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보는 실습까지 했다. 이렇게 커피 맛부터 강조하자 변화가 일어났다. 2010년 2년 만에 사상 최대인 11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부활했다.

철강업체 TCC동양은 1980년대 경영혁신을 다짐하고는 ‘청소부터 시작하자’는 실행 메시지를 내놓았다. 전 임직원이 매일 현장 설비를 닦고 조이면서 청소하면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효과는 놀라웠다. 30년 만에 매출이 5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8배나 뛰었고, 공장수율도 85%에서 98%까지 높아졌다. 연속 흑자 행진에 2010년에는 기업혁신대상과 대통령상까지 탔다.

구체적인 실행 메시지는 변화의 핵심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변화에 성공한 상위그룹과 실패한 하위그룹 모두 변화 목표는 똑같이 설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위와 하위그룹을 가른 것은 행동 목표였다. 변화에 성공한 상위그룹은 변화 목표 뿐 아니라 행동 목표까지 설정했던 것이다.

조직의 변화를 시도할 때 큰 방향에만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가. 빠른 변화를 원한다면 변화의 큰 방향만 제시하지 말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 실행 메시지를 함께 제시하는 것을 잊지 말자.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