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1위 전력관리기업 한국 ESS시장 출사표

북미 1위의 글로벌 전력관리 기업 이튼이 한국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정부가 수요자원 시장개설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 정책에 수요관리 비중이 커지면서 관련 해외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이튼일렉트리컬코리아는 2일 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ESS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튼은 세계 최고 수준의 ESS 구축·운영 실적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 회사의 국내 시장 출사표는 국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튼코리아는 기존 주력 사업인 산업·공장 자동화, 유압 분야에 전기·전력사업부를 강화하면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ESS 분야에서 해외 구축·운영 경험과 전력변환장치(PCS) 등 핵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국내 ESS 시장은 단순하게 전기를 저장한 후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에서 신재생·주파수조정(FR) 등 불규칙 발전원이나 마이크로그리드 등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튼이 PCS 핵심기술을 강조한 것은 이 시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튼코리아는 PCS와 엔지니어링 기술로 국내 초기 ESS 시장을 공략할 방침을 밝혔다.

이튼은 북미·유럽 등 다수 지역에 주파수조정(FR)용 ESS를 포함해 발전 기복이 심한 태양광·풍력 등 다수의 구축경험을 보유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초대형 PCS 기술을 보유한데다 대규모 양산라인을 확보해 가격경쟁력까지 뛰어나다.

이튼은 500~1000㎾급 국내 기술과 달리 2250㎾급 PCS 완제품을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을 복잡하게 병렬 형태로 구성하지 않아도 초대용량 설비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컨테이너 내장형이 아닌 스탠드 얼론형 제품으로 개발돼 공간 활용도 뛰어나다. 이 때문에 다양한 구축 환경에 적용이 유리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튼코리아는 국내 유일의 ESS 시장인 한전 FR용 ESS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배터리와 전력관리시스템(PMS) 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영업·기술 인력도 보강하면서 투자를 통해 관련 중소업체를 인수한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박평원 이튼코리아 사장은 “이튼코리아는 한국전력 FR용 시장을 필두로 실적을 확보한 다음 시장을 확대 공략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배터리 업체와 긴밀한 협력체계는 물론이고 필요에 따라 영업, 서비스, 마케팅 조직이나 관련 업체 인수 등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튼은 전력 품질관리 회사로 전력·유압·자동화 분야에 주력하며 175개국에 진출해 지난해 220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 배터리 대기업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미국·유럽 지역의 ESS 구축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