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집진기, 해외서 러브콜

국내 중소업체가 독자 개발한 모듈형 집진기가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성더스트킹(대표 최경채)은 최근 일본 도쿠야마에 이어 도레이와 16만달러 규모의 집진기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독일 제약회사인 화이자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계약 규모만 3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매출과 버금간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과 멕시코 공장에 사용되는 ABS 컴파운딩용 집진기도 36만5000달러에 계약해 선적 대기 중이다.

지난 2004년 첫 수출한 이후 10년 만에 해외 매출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국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집진기 ‘더스트킹’은 모듈 타입으로 현장에 맞게 용량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블록 형태로 쌓기만 하면 된다. 1분에 10㎥ 공간의 먼지를 흡입할 수 있는 기본 모듈을 상하좌우로 쌓아 최대 3500㎥까지 커버할 수 있다. 기존 제품과 달리 필터를 세우지 않고 옆으로 눕혀 집어넣는 방식을 채택해 크기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소규모 공장에서도 설치 가능하다.

모듈 형태라 기존 집진기 설계와 제작에 한 달 가까이 걸리던 것을 5일로 줄였다. 모듈 타입이나 필터 교체 방식 모두 특허다. 출원 중인 것까지 더하면 집진기 하나에만 특허가 30건이다.

필터도 직접 제작했다. 머리카락 굵기 250분의 1에 불과한 0.2㎛의 미세 분진도 포집할 수 있다. 기존 헤파필터가 1회용인 것에 반해 털어서 재사용할 수 있어 유지 비용도 크게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덕분에 납품 실적이 없으면 협력업체 등록하기 어려운 발전회사도 모두 고객이 됐다. 지난 2008년 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남동발전 영흥화력, 중부발전 보령화력, 서부발전 태안화력, 남부발전 하동화력 등 발전5사 대부분의 발전소에 집진기를 납품했다.

최경채 한성더스트킹 사장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지난 3월부터 중국 국영 해양석유공사(CNOOC)에 집진기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