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차 `아슬란` 틈새 수요 공략…내수 시장 방어할까

외산 공세 구원투수 기대

현대자동차가 전략 신차 ‘아슬란’으로 대형차 틈새 수요 공략에 나섰다. 수출을 하지 않는 완전 내수용으로 수입차 공세를 방어할 계획이어서, 저조한 내수 점유율을 극복할 지 주목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일 시작한 아슬란 사전예약 접수가 15일 기준 1700대까지 올라섰다고 16일 밝혔다. 차량 내부와 성능이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린 실적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이달 말 공식 출시 전까지 2000대 사전 예약은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예약 시작 이후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는 중”이라며 “이번 주가 지나면 2000대 가까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차량 성능보다는 차급 자체에 대한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HG그랜저보다는 고급스러운 차종을 원하지만 제네시스 같은 최고급 차종은 부담스러운 수요층을 공략했다는 해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고급차의 대명사는 그랜저였지만 지금은 흔한 차가 됐다”며 “구체적인 성능이나 내장과 관계 없이 좀 더 높은 차급을 원하는 수요층이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개된 아슬란의 사양은 두 차종 한 가운데에 걸쳐 있다. 아슬란은 3.0 람다 엔진과 3.3 람다 엔진 두 가지 사양으로 출시된다. 2.4 람다 엔진과 3.0 람다 엔진을 채택한 그랜저, 3.3 람다 엔진과 3.8 람다 엔진을 채택한 제네시스의 중간급이다. 배기량 역시 2999cc로 두 차종 사이에 있다.

가격은 3990만~4690만원으로, 4660만원부터인 제네시스보다 싸지만 3024만원부터인 그랜저보다 비싸다.

현대차는 아슬란 출시로 외산차 공세를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량이 많지 않더라도 수입차 대응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전륜 구동 차량 중 최고급으로 출시해 국산차도 수입차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외산차 공세에 밀려 지난 9월 64.16%까지 떨어진 상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