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필름형 투명 안테나, 우리 중소기업이 만들었다

기존 안테나 단점 보완…세계시장 선점 기대

국내 중소기업이 독자기술로 세계 최초 필름형 투명 안테나 개발·양산에 성공했다. 기존 안테나의 단점인 제품 크기와 재질에 따른 안전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해외에서 선주문도 들어와 이 분야 세계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됐다.

안테나 전문기업 이노링크의 조대형 이사(오른쪽)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필름형 투명 안테나 `나노 레볼루션`을 들고 김태성 사장(왼쪽에서 두번째),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안테나 전문기업 이노링크의 조대형 이사(오른쪽)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필름형 투명 안테나 `나노 레볼루션`을 들고 김태성 사장(왼쪽에서 두번째),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안테나 전문업체 이노링크(대표 김태성)는 최근 투명도전성 은나노 잉크를 사용한 플랫형 투명 TV 안테나 ‘나노 레벌루션’을 출시했다. 저항값이 낮은 은나노를 5㎛(100만분의 1m) 두께로 얇게 펴 전파 수신에 탁월하며, 85%의 투명도로 실내 외 인테리어 방해를 최소화했다. 전체 두께도 OHP 필름과 같은 0.1㎜에 불과해 TV 뒷면은 물론이고 벽 또는 유리창 등에 자유롭게 부착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기존 플랫형 안테나의 단점이었던 안테나 패턴을 투명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생선가시’라 불리는 안테나 금속제 전파 수신부는 투명화가 어려워 다양한 제품에 응용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개발로 안테나를 숨길 수 있어 여러 응용 분야에 주목받을 전망이다.

조대형 이노링크 이사는 “송신소를 향하지 않아도 안정적 전파 수신이 가능한 무지향성 제품”이라며 “실내 사용 시 안테나 이득(전력량)이 8㏈로 실외 평균치 10㏈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내 안테나 평균 이득은 5㏈ 정도에 불과했지만, 무지향성과 은나노 기술로 극복했다. TV 뒷면에 붙이기만 해도 전파 수신이 양호하며 USB 포트에서 전력을 받는 전파 증폭기도 기본 제공된다.

‘나노 레벌루션’의 가능성은 미국에서 먼저 입증됐다. 이노링크는 이달 미국 전역 교정시설에 설치될 물량 1만2000개를 수출한다. 수형자들이 시청하는 TV에 우선 설치되며, 금속제 안테나로 인한 안전문제와 수형자 감시에 따른 불편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점이 사법당국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11월에는 미국 인터넷쇼핑몰 ‘아마존’을 통해 일반 소비자도 만난다. 미국 대형 유통체인으로 구성된 제품 평가단의 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받아 오프라인 매장 유통도 이뤄진다. 조 이사는 “미국은 지상파 디지털 전환이 끝난 2012년에도 연 120만대의 플랫형 TV 안테나가 팔린 시장”이라며 “중남미 등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노링크는 IoT 시대를 대비해 투명 안테나 기술을 방송뿐만 아니라 통신 등 전파가 활용되는 전 분야에 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자동차 응용 연구를 시작했으며, 방수·방진 기능으로 없어지고 있는 DMB 안테나의 부활 가능성도 스마트폰 및 케이스와 결합해 모색한다. 경기도 화성과 대전의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판매·수출할 계획이다.

조 이사는 “해외에서 나노 레벌루션 제품과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투명 안테나 기술이 응용된 다양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