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자금융시장 출사표... 옐로페이·KB국민은행 등과 공동으로 모바일 송금서비스

삼성전자가 전자금융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뱅크월렛 카카오보다 일주일 앞서 6개 시중은행과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시작하고 소액 결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확산되고 있는 ‘금융과 IT의 융합’이 국내에도 본격화될 것으로 해석됐다.

21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모바일결제 전문업체인 옐로페이 및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6곳과 공동으로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오는 30일 시작한다. 참여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씨티은행, 우체국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10일 (삼성)모바일 송금 서비스가 보안성 심의를 통과했다”며 “이는 삼성전자지갑(월렛)을 통해 모바일 송금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송금 서비스는 ‘삼성월렛’에 로그인한 후 옐로페이의 모바일 송금 애플리케이션(앱)과 자동 연동해 6개 은행 통장계좌를 등록해 송금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우선 6개 은행 간 송금이 가능하고 삼성전자와 옐로페이는 협력은행을 전 금융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6일 서비스에 나서는 ‘뱅크월렛카카오’보다 1주일 앞서 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는 셈이다. 우리나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IT기업 간 금융 비즈니스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송금 서비스는 오는 6일 출시하는 뱅크월렛카카오와 비교할 때 장단점이 있다. 우선 가입절차가 간단하다. 삼성월렛 앱을 내려받아 계좌를 등록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별도의 송금 수수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송금에 소요되는 인프라 비용은 옐로페이가 전액 부담한다. 유료로 6개 은행의 송금 기능을 이용했던 고객은 삼성월렛을 통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해진다. 다만 서비스를 이용할 금융사가 6개로 한정되기 때문에 뱅크월렛카카오보다 이용 편의성이 제한적이다. 카카오는 국내 모든 은행과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소액결제 시장 참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옐로페이를 통해 ‘옐로머니’ 충전기능을 삼성월렛과 연동시키면 소액결제 서비스가 가능하다. 본인 계좌 금액을 ‘옐로머니’로 충전해 온오프라인 소액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카드에 이어 은행까지 삼성월렛에 끌어들이면서 모바일금융 사업자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제조사와 핀테크(Fintech), 금융회사 간 연합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송금 서비스 진출은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 중인 전자금융시장에서 ‘삼성 플랫폼’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휴대폰 판매에만 집중했던 삼성전자가 금융사, 결제 사업자(핀테크)와 연합하면서 향후 애플,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도 전자금융시장에서 격돌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