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 착용하고 싶은 스마트워치가 생겼다...LG전자 ‘G워치R’

진정한 시계로 태어난 G워치R, 트렌드 리더라면 필수 아이템

2000년대 이후 휴대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점점 손목시계를 사용하는 사람이 줄어들었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휴대폰에 시계 기능이 포함돼 있다 보니 굳이 손목에 따로 시계를 찰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제조사들이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존 시계와 다른 부분을 찾자면 스마트워치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스마트워치가 나와 있는 상태다. 이들 제품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화면이 대부분 사각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LG전자가 원형 화면을 채택한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이름하여 ‘G워치R’. 과연 어떤 제품일까.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요모조모 살펴봤다.

김태우 이버즈 기자 tk@ebuzz.co.kr

[터치앤리뷰] 착용하고 싶은 스마트워치가 생겼다...LG전자 ‘G워치R’

◇원형 디스플레이

검색 사이트에서 손목시계 이미지를 찾아보면 대부분 원형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는 사각형 화면을 주로 쓴다. 전통적인 시계 업체는 동그라미를 선호하는데 왜 IT 업체는 사각형을 주로 쓰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각형인 디스플레이 원판을 원하는 크기의 사각형으로 자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원형으로 자르는 것은 기술 난도가 훨씬 높다. 정교한 커팅 기술을 요하기에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게다가 픽셀 형태가 사각형이기 때문에 원형에 맞는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2008년 원형 LCD 개발에 성공한 바 있지만 수율이 낮아 상용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9월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처음으로 원형 플라스틱 OLED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한다. 원형 플라스틱 OLED는 320×320 해상도에 지름이 1.3인치(33.12㎜)인 완벽한 원형을 지니고 있다.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며 0.6㎜ 미만의 얇은 두께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기존보다 정밀도를 더욱 높인 레이저 커팅과 가공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유기물을 스캐닝하듯 한 번에 증착할 수 있는 원형 마스크 및 증착 효율성을 한층 높인 신규 공정을 개발해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색재현율(Color Gamut) 100%, 최고 밝기(Luminance) 300nit에 무한대의 명암대비(Contrast Ratio)를 구현했으며 PSM(Power Save Mode)모드를 이용해 최소 전력으로 화면을 항상 표시할 수 있다.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난 스마트워치

‘G워치R’는 LG전자가 두 번째로 내놓은 스마트워치다. 이 제품은 앞에서 설명한 원형 플라스틱 OLED를 채용한 첫 웨어러블 기기다. 즉 제대로 된 원형 화면을 지닌 스마트워치라 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스마트워치가 출시돼 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제품이 없었다. 저마다 외형과 기능을 뽐내며 등장했지만 스마트만 강조될 뿐 ‘손목시계’라는 고민은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휴대폰 때문에 손목시계를 시계라는 본연의 기능만으로 손목에 걸치는 이는 드물다. 패션 아이템으로 이미 자리 잡은 상태다. 스마트워치 또한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쓰는 물건인 만큼 있으면 편리하겠지만 없어도 그만인 제품이다. 그렇기에 스마트워치가 손목을 차지하려면 시계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G워치R는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전통적인 손목시계 스타일을 스마트워치에 적용했다. 지금껏 나온 스마트워치 중 가장 기존 손목시계에 가까운 외형을 지니고 있다. 시계다운 제품이 비로소 나온 것이다.

[터치앤리뷰] 착용하고 싶은 스마트워치가 생겼다...LG전자 ‘G워치R’

◇디지털이지만 아날로그시계처럼

제품 면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외형은 전통적인 손목시계의 DNA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메탈 소재를 사용해 매끄럽게 깎은 보디는 세련미가 느껴지며 적당한 화면 크기와 화면에 표시되는 다이얼은 본체와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멀리서 언뜻 보면 스마트워치라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크로노그래프까지 빼놓지 않은 LG전자의 세심함은 칭찬할 만하다.

직접 착용해 보니 두께와 무게가 부담스럽지 않다. 무게는 62g이며, 두께는 11.1㎜다. 캐주얼이나 정장 등 어떠한 복장에도 잘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곗줄은 가죽으로 착용감은 만족스러웠다. 22㎜ 표준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시곗줄로 교체할 수 있다. G워치R의 디자인 특성상 다양한 시곗줄과도 잘 어울린다.

원형 플라스틱 OLED의 시인성은 꽤 좋다. 보통 디스플레이는 직사광선 아래서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G워치R는 시간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 만큼 어느 정도 인식이 가능하다. 화면은 올웨이즈 온(Always-On) 기능을 사용해 항상 켜놓을 수 있다. 디지털시계지만 아날로그시계처럼 보이는 셈이다.

시계 화면 스타일은 모두 스무 가지가 제공된다. 달의 현재 모습을 표현한 ‘문페이즈’, 고도와 걸음 수 등을 보여주는 ‘하이킹’, 세계 도시의 시간을 함께 보여주는 ‘세계시간` 등 기호에 맞게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타일 외에도 사용자가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는 다양한 시계 화면 앱이 올라와 있는 상태며 그 수는 매일 늘고 있다. 인기 있는 앱 중 하나인 페이서(facer) 앱을 사용해 명품 시계 화면을 꾸며 볼 수 있으며 생각지 못했던 방식의 다양한 시계 화면으로 개성 있는 G워치R를 꾸며볼 수 있다.

◇편리한 사용성

G워치R의 배터리 용량은 410㎃h다. 웨어러블 기기인 탓에 사용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다. LG전자가 밝힌 사용 시간은 완전 충전 시 3일이며 올웨이즈 온을 사용하면 하루 반 정도다. 직접 올웨이즈 온 상태에서 사용해보니 하루 이상은 너끈하게 쓸 수 있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스마트워치를 풀어놓게 마련이니 자는 동안 충전하면 사용에 문제는 없다.

그 외에 방진, 방수도 지원한다. IP67등급으로 먼지는 완벽하게 차단되며 최고 1m 수심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다. 손을 씻을 때마다 매번 풀어놓을 필요가 없으며 이물질이 묻으면 그냥 물로 세척하면 된다.

뒷면에서는 센서를 확인할 수 있다. 심박동을 측정해 주는 센서다. 건강관리는 웨어러블의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9축 자이로스코프와 기압계도 품고 있다. 이를 이용해 사용자의 걸음 수를 파악하며 고도를 표시해 준다.

◇안드로이드 웨어 운용체계

프로세서는 1.2㎓로 작동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400이 사용됐다. 램(RAM)은 512MB, 내장메모리는 4GB다. 화면 터치나 전반적인 조작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화면을 넘길 때 버벅이거나 터치가 잘 안 되는 현상은 없었다.

운용체계(OS)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쓴다. 구글이 직접 만든 웨어러블용 OS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안드로이드4.3 이상을 쓰는 단말기라면 모두 연동된다. 즉 G워치R는 LG전자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버전만 맞는다면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웨어 앱만 설치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구글 나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구글 나우는 구글 검색 모바일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개인 비서 서비스다. 자연 언어 사용자 환경을 이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검색 습관에 기반을 둔 예상 정보를 카드 형태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회사와 집 주소를 입력해 놓으면 아침 출근길에 대중교통 정보를 보여주며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그 장소 주변 정보를 제공해 준다.

G워치R를 차고 있으면 날씨, 주식 정보, 회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 등 구글 나우의 각종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수신된 이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등 각종 알림까지 전달된다. 한마디로 구글 나우를 손목 위에 옮겨놓았다고 볼 수 있다.

화면 정보는 위·아래로 넘기면서 확인하면 된다. 왼쪽으로 밀면 메시지에 답신을 하거나 스마트폰에서 해당 내용을 열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밀면 지워진다. 터치로 할 수 있는 조작은 이것이 전부다. 텍스트 입력이나 명령은 음성으로 한다.

시계에 대고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음성인식이 켜진다. 구글 검색을 이용하거나 메모를 할 수 있으며, 알림 설정, 문자 메시지·이메일 보내기, 일정 확인 등 다양한 명령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G워치R에는 마이크가 제공된다. 다만 스피커는 없다.

안드로이드 웨어 그 자체로 앱을 설치하는 건 없다. 앱의 알림과 구글 나우를 이용해 필수 정보를 제공하고 간단한 처리만 돕는다. 시계라는 장치의 한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선을 그었다. 그 이상의 작업은 그냥 스마트폰을 꺼내라는 의미다.

[터치앤리뷰] 착용하고 싶은 스마트워치가 생겼다...LG전자 ‘G워치R’

◇총평

G워치R는 지금껏 나온 스마트워치 중 가장 전통적인 시계에 가까운 제품이다. 이전의 스마트워치들은 호기심에 몇 번 찼다가 결국 집에 방치하곤 했는데 G워치R는 손목에 차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복장에 상관없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으며 시곗줄을 교체해 다양한 변화도 줄 수 있다. 스마트워치도 결국 시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것 하나만으로도 G워치R는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가방에 두다 보니 쉽게 놓칠 수 있는 각종 알림과 전화 등을 실시간으로 손목 위에서 알려주니 중요한 메시지나 전화를 놓칠 우려가 없고, 구글 나우에 기반을 둔 각종 정보까지 받을 수 있다. 멋스러운 시계를 착용했을 뿐인데 유용함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제품 외형 때문에 스마트워치가 망설여졌던 이가 많을 텐데 G워치R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