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버팀목 수출 비상…원인은 중국

3분기 수출이 전분기보다 2.6%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수출의 성장에 가장 큰 기둥 역할을 하던 중국이 단순가공 조립에서 고부가가치 생산 형태로 산업구조를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품통관 기준으로는 올해 3분기 수출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문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기업의 해외생산이 확대되면서 통관기준으로는 수출의 진면목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의 제조업 해외생산 비중은 2003년 4.6%에 불과했지만 2007년 12.0%로 뛰었고 2011년 16.5%, 2012년 18.0%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비중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동차는 이 비중이 작년 47.6%였다.

국민계정 통계는 가공무역, 중계무역, 현지법인 생산 등 다양한 유형의 해외생산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활발히 이뤄지던 가공·중계무역 영역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가공무역은 국내기업이 해외 가공업체에 원재료·중간재 등을 제공하고 가공품을 국내로 반입하거나 해외에서 판매하는 거래를 뜻한다. 가공무역용 원자재·중간재 수출은 대중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디스플레이패널·반도체가 가공무역 형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이런 가공무역을 둘러싼 거래가 줄면서 3분기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이 단순 가공조립에서 고부가가치 생산 형태로 산업 구조를 옮겨가는 과정에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패널 수출에서 챙겨가는 몫이 늘어난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 둔화 자체도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은 7.3%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추락한 2009년 1분기(6.6%) 이후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성장률과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 한국 기업은 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기 때문이다. 가공·중계무역과는 달리 현지 법인이 돈을 버는 주체인 해외 현지법인의 수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