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초 카카오 월렛 서비스…93조 체크카드 시장에 도전장

다음카카오가 다음 달 초 ‘카카오 전자지갑서비스’로 93조원 규모 금융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카카오의 전자지갑 서비스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소액 송금이 가능해 향후 체크카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카오발 금융시장의 대개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됐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27일 “카카오 월렛의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달 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월렛은 이미 서비스 중인 카카오페이와 달리 소액 송금이 주요 서비스 목적이다.

카카오페이가 신용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 상점에서 후불 결제서비스를 맡는다면 카카오 월렛은 송금 시스템이다. 체크카드처럼 은행 계좌에 잔고가 있을 때 이용이 가능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합쳐진 카카오페이 서비스와 달리 카카오 월렛은 별도 앱을 서비스할 방침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월렛은 카카오톡 친구로 등록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송금서비스가 핵심”이라며 “지인들 간에 경조사나 회식비 결제 등 10만원 미만 소액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은 간단하다. ‘카카오 월렛’이란 앱을 설치한 후 공인인증서 등으로 계좌를 지정하면 된다. 계좌가 지정된 이후에는 별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월렛 충전은 50만원, 하루 송금한도는 10만원이다. 현재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16개 주요 은행 7만5000개 현금인출 자동화기기와 연결됐다. 기업, 국민, 외환, 우리, 신한, 하나, 부산, 전북, 제주 은행 등 주요 국내은행이 참가한다. 현재는 송금서비스만 가능하지만 향후 가맹점 확보와 가입자 신뢰 확보를 기반으로 결제 시장 연계도 열려 있다.

업계가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 서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가입자 기반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의 금융 결제 서비스에 주목하는 것은 국민 메신저라고 불릴 만큼 넓은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삼성전자나 네이버 등이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카카오 뱅크월렛이 금융 패러다임을 바꿀 것인지의 전망은 엇갈렸다.

안 연구원은 “다음카카오가 당장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시장을 넘볼 만큼 금융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는 금융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불 사용자 증가는 상거래와 광고 수익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메신저를 통한 송금서비스가 보편화되면 금융권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메신저의 금융사업 진출은 사용자 편의성 확대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확대되면 지난해 93조원에 달했던 체크카드 시장 분할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