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트위터, B2B 맞손 잡아

트위터가 IBM에 자사 메시지 원천 데이터(트윗·tweet)를 제공한다. IBM은 이 데이터를 가공·분석, 상품화한 뒤 기업고객에게 판다.

양사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데이터 제공 및 가공에 관한 협정’을 체결,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공동 마케팅에 돌입한다고 29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지니 로메티 IBM CEO가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IBM 인사이트` 행사장에 영상 출연, 트위터와의 `데이터 동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CEO가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IBM 인사이트` 행사장에 영상 출연, 트위터와의 `데이터 동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IBM은 트윗 분석 데이터를 자사 ‘분석 소프트웨어(SW) 서비스’의 일환으로 기업고객에 제공한다. 기존 IBM 컨설턴트 1만명은 기업고객용 트윗 활용법을 별도 교육받게 된다.

지니 로메티 IBM CEO은 “일선 기업들의 즉각적인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이용자 증가세 둔화 등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트위터 역시, IBM과의 이번 협업을 통해 ‘B2B 시장 진출’ 등 신규 진로를 모색해 볼 수 있게 됐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는 “우리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 지향이라는 것”이라며 “우리의 데이터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기업에 엄청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간 수익 배분 방식 등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IBM은 지난 7월 애플과 제휴를 맺고 기업용 아이패드와 아이폰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뉴스 해설

트윗 분석 서비스는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주로 법인에게 판매된다. 여기에는 IBM 왓슨연구소의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된다.

기업고객이 제품 출시나 마케팅에 앞서 각종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IBM은 이들의 문의 사항에 대한 답을 실시간으로 제시해준다. 전세계 트윗을 분석, 시장 동향을 예측하고 제품·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감정까지 파악해 기업고객의 각종 경영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얘기다.

트윗에 기반한 분석이기 때문에, 주로 소비재 판매업체나 마케팅 전문업체에 최적화된 서비스다. 이후 금융권이나 소비재 생산업체, 운송업체 등으로 분야를 확대하겠다는 게 IBM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트윗 분석값을 상품화한 기업은 그닙을 비롯해, 데이터시프트, 데이터마이너, 톰슨 로이터 등이 있었다. 그닙은 지난 4월 트위터에 인수됐다.

하지만 코스톨로 CEO는 이번 사업을 그닙에 전담시키는 대신, IBM과의 협업을 택했다. 그만큼 IBM의 분석 기술과 노하우를 인정하고 일단 한 수 배우겠다는 의도다.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항인 IBM 역시, 트위터와의 협업으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는 격이 다른 서비스를 특정 고객군에 맞춤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트윗 분석기법 중 검증된 성공 모델은 아직 없다. 복잡다단한 경영상의 의사결정을 트위터의 몇 줄로 재단할 수 있냐도 의문이다. 자신의 트윗이 타인에 의해 분석·재활용되는 것에 대한 트위터 사용자들의 집단 반발 역시 우려스런 부분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