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쇼핑, 인터넷 상권 침해 논란 재점화되나

샵N 철수로 한동안 잠잠했던 네이버의 인터넷 상권 침해 논란이 재점화될 분위기다. 네이버 지식쇼핑의 자체 서비스인 스토어팜 이용 업체만이 유독 많이 검색돼, 다른 인터넷 쇼핑몰이나 가격비교 사이트의 판매자(개인쇼핑몰) 유치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자체 검색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되는 결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쇼핑몰 업체들이 네이버 지식쇼핑의 ‘쇼핑NOW’와 일부 지식쇼핑 검색 결과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쇼핑NOW에 스토어팜 이용업체가 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메인페이지(초기화면) 격인 지식쇼핑의 쇼핑NOW는 지난 6월 말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지식쇼핑 검색 결과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크다. 스토어팜 이용 제품이 먼저 검색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상품은 가격이 더 높음에도 스토어팜 이용 업체가 추천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상품 검색 결과, 가격이 높은 스토어팜 이용 업체가 먼저 등장했다. 이후 측면에 조그마한 아이콘인 ‘가격비교’를 누르면 더 낮은 가격의 대형 인터넷쇼핑몰 상품이 올라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비교 사이트인 지식쇼핑이 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네이버는 이와 관련 자체 검색 알고리즘에 따라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스토어팜에 네이버 결제솔루션인 ‘체크아웃’을 의무화한 것에 대해서도 가격비교 사이트업체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영세한 판매자가 체크아웃에 종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결제서비스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다른 가격비교 사이트에는 등록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판매자가 체크아웃을 이용하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수수료 정산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일반 가격비교 사이트는 매월 거래 건수별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운 정산절차를 밟아야 한다. 네이버의 결제서비스가 인터넷 판매업자를 빨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 등록을 막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모 가격비교사이트업체 관계자는 “체크아웃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토어팜 판매자가 우리 가격비교사이트에도 등록돼 검색될 있도록 하는 방안을 네이버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모 대형 오픈마켓 관계자는 “상품 DB는 오픈마켓이 훨씬 많은데 쇼핑NOW에서는 오픈마켓에 올라온 상품을 찾을 수가 없다”며 “오픈마켓 상품은 검색되지 않게 만든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자체 파악결과 쇼핑NOW에 올라오는 상품의 절반 정도만이 스토어팜 이용 판매자”라며 “대형 인터넷쇼핑몰도 개인 쇼핑몰처럼 하나의 판매자로 보기 때문에 대형 인터넷쇼핑몰이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는 네이버가 샵N 포기 후 펼치는 정책들이 법률 검토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법률적으로 문제 삼기가 쉽지 않다며 발만 구르고 있다. 모 쇼핑몰업체 관계자는 “네이버가 실정법을 피해서 시장을 야금야금 잡아먹어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영향력이 워낙 막대해 인터넷 상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업계의 의견을 듣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