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분기보고서에서 2년 만에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한 언급이 2년 만에 사라졌다. OLED TV에 소극적이었던 기조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독일 국제가전전시회(IFA)에 전시했던 UHD OLED TV와 풀HD OLED TV. <전자신문DB>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독일 국제가전전시회(IFA)에 전시했던 UHD OLED TV와 풀HD OLED TV. <전자신문DB>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3분기 보고서에서 ‘기존 TFT-LCD 생산업체들을 중심으로 중소형 또는 대형 OLED 시장 진입이 예상된다’며 OLED TV 시장을 처음 내다본 바 있다. 지난해에는 6월 OLED TV(모델명 KN55S9CAF) 출시 뒤 내놓은 상반기 보고서에 ‘예상된다’는 문구를 ‘진행되고 있다’로 바꿔 OLED TV 시장 개화를 소개했고, 세계 최초 RGB 방식 초고화질(UHD) OLED 패널 개발 소식도 알려 ‘삼성 OLED TV’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2분기까지 DP 부문(삼성디스플레이) OLED 항목에 언급돼 있던 ‘더불어 최근에는 하이엔드(프리미엄) TV 시장에도 점진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를 3분기 보고서에서 삭제했다. TV 미출시와 LG전자의 공격적인 ‘올레드(OLED)’ 마케팅으로 OLED TV 주도권을 뺏긴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사실상 내년 TV 사업에서 OLED TV를 후순위로 미룬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된 각종 전시회에서도 UHD OLED TV를 곡면(커브드) TV 등 LCD 계열보다 뒤에 소개한 바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도 지난달 29일 기자들에게 “OLED TV는 시기상조”라며 “내년 OLED TV 기조는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같은 날 정도현 LG전자 CFO(사장)가 “LG는 OLED와 LCD를 모두 갖고 간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내년 차세대 TV는 퀀텀닷(양자점·QD) TV로 자리 잡는 형국이다. LG가 OLED의 수율 걸림돌에도 ‘궁극의 화질’을 내걸며 시장 확대에 나서는 상황에서 삼성도 자신있는 LCD 계열의 QD로 이에 대응할 전망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