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한달 맞이한 애플페이 성적, "나쁘지 않아"

애플페이가 출시된 지 거의 한 달이 됐다. 모바일 결제가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애플’이 시작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애플페이의 출시 후 한 달이 지난 시장의 모습을 전했다.

도입 한달 맞이한 애플페이 성적, "나쁘지 않아"

◇한달 성적표, “나쁘지 않아”

미국의 고급 식료품 체인점인 ‘홀푸드마켓’은 지금까지 15만건 이상의 애플페이 결제가 발생했다. 홀푸드마켓 전체 결제의 1%를 차지하는 수치다. 출시 3주 만에 이뤄낸 성과다.

미국 미시간 주에서는 200여개의 식료품점이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이젠 미국 전역 14000개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맥도널드에서 이뤄지는 지불방식 중 하나인 ‘탭투페이(tap-to-pay)’의 50% 이상이 애플페이다. 드럭스토어 체인점인 월그린은 애플페이가 출시된 이후로 모바일 결제가 2배 증가했다.

애플페이는 초기 월그린, 나이키, 아메리칸이글, 라디오? 등 미국 전역 22만개 상점과 가맹 계약을 맺었다. 현재는 쇼핑뿐만 아니라 주차, 렌트 시장까지도 뻗어나가 가맹계약 수는 계속 증가세다.

◇향후 전망, “대중화에는 시간 걸릴 듯”

애플페이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시장에서 아직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엔 이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플페이 가맹점 증가 수를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데니 캐링톤 포레스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페이는 애플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힘과 고객이 애플페이의 편의성에 얼마나 만족을 느끼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며 “이는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지만 오직 애플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현재 애플페이 증가 추이를 봤을 때 애플은 지금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애플페이의 선전을 경쟁사도 응원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결제 상품을 내놓은 소프트카드, 구글은 애플이 험난한 모바일 결제 초기 시장을 갈고 닦아 놓으면 후발주자로 나서 시장에 안착할 계산을 하고 있다.

미국 통신사인 AT&T, T-Mobile, 버라이즌이 만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소프트카드의 마이클 애보트 대표는 “애플페이는 우리에겐 거대한 훈풍”이라며 “애플페이가 모든 배를 이끄는 조류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애플페이가 출시되고 소프트카드와 구글 월렛의 앱 내려 받기 수도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만으로 2354억달러(약257조5276억원)를 썼다고 추산했다. 2012년엔 1631억달러(178조4314억 원)를 썼다.

잔 도슨 잭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페이의 최대 걸림돌은 이것이 오직 아이폰 최신 기종에서만 작동된다는 것”이라며 “출시 몇 주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는 있지만 많은 상인들도 아직까지 모바일 결제시스템 도입에 몹시 신중해서 애플페이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려면 수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