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엔저 비판, 마음 먹고 얘기한 것"

박근혜 대통령은 호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엔저의 문제점 등을 지적한 것과 관련,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먹고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16일 밤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대통령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진국 통화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해 “경제가 어려웠을 때 신흥국의 경제적 기여로 선진국도 그 효과를 보지 않았나. 그 덕에 선진국 경제가 좀 회복됐다고 자국 입장만 고려해 경제 및 통화정책을 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G20 정상회의 제2세션에 참석, “주요 선진국의 통화가치 쏠림현상은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며 최근 엔저와 달러화 강세 등을 겨냥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어느 한쪽의 정책이 곧바로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취지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이뤄진 중국,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선언과 관련, “정상 간에 전화로 대화도 여러 차례 하고 독려도 하고, 창조적 아이디어 묘안도 내고 해서 도움이 됐고, 양보와 이해를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우리 국민이나 기업에 도움을 주는 일인데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좀 합심해서 비준(동의)이 좀 잘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4만달러로 가야 한다. 비준이 제때 안 되면 얼마나 손해가 나는지 잘 아시지 않나”라고 국회의 조기 비준동의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17일 오전 귀국함에 따라 앞으로 산적한 국내 현안 해결에 주력할 전망이다.

우선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조만간 신설되는 국민안전처장(장관급)과 인사혁신처장(차관급) 인사를 이번 주에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종 후보군을 놓고 박 대통령의 막바지 고심이 예상된다.

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야당이 ‘박근혜표 예산’으로 규정한 65조원의 삭감을 예고하고 있어 2주 남짓 남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국면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