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진웅섭號 출항...인사 후폭풍 예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취임 1년 8개월 만이다. 후임으로는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정이 내정됐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신제윤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최 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으로 진 사장을 뽑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최수현 원장은 형식상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지만 KB국민은행 주전산기 사태 등 잇단 악재를 제대로 봉합하지 못한 ‘경질’ 성격이 강하다. 이로써 최 원장은 지난해 3월 박근혜 정부의 첫 금융감독 수장으로 임명됐으나 임기(3년)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됐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을 놓고 벌인 임영록 KB금융지주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간의 마찰과 그에 따른 감독당국의 징계번복 등으로 최 원장에 대한 경질설이 끊이지 않았다.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금감원장에 내정된 것도 내부 개혁과 금융권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해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금융감독원 재건에 나서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후임 진 내정자는 건국대를 나와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대변인, 자본시장 국장, 새누리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지냈으며 작년 3월부터 정책금융공사 사장으로 일해 왔다. 금융위에서 오랫동안 근무한데다 금융계, 관료조직에 인맥이 넓어 금감원의 고질적인 불통 체계를 개혁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정책금융공사 재직시절, 벤처기업 지원과 산업계 전문지식을 겸비하고 있어 IT기반의 금융시장 융·복합 제도 개편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기술금융 등 창조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새 금융구조 고도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최수현 원장의 퇴임으로 금감원 조직에도 ‘인사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원장으로 거론됐던 최종구 수석부원장도 곧 거취 표명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