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리포트] 김장철 슈퍼스타 ‘김치냉장고’의 모든 것

추위와 더불어 김장철이 시작됐다. 예전처럼 동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백, 수천 포기를 담그는 것은 아니지만 집집이 겨우내 먹을 김치를 준비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과거와 바뀐 점은 또 있다. 이제 김장독 자리를 김치냉장고가 대신한다. 김치 맛을 끌어올림은 물론이고 정온 유지력까지 좋은 김치냉장고는 주부들로부터 그 인기가 식지 않는다. 특히 올해는 김치냉장고 교체 주기가 찾아왔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가전업계의 기대감이 한껏 부푼 상황이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대유위니아,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이름난 가전회사가 신형 김치냉장고를 쏟아내듯 출시한 요즘, 과연 어떤 제품이 우리 입맛에 쏙 드는 김치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시중에 나온 김치냉장고를 살펴보고 구매 전 확인할 부분과 각 제품의 특장점을 따져봤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최낙균 이버즈 기자 nakkoon@ebuzz.co.kr

◇마켓트렌드-김치냉장고, 왜 빨리 나왔나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달아오른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7일 2015년형 ‘지펠아삭 M9000’을 출시하며 경쟁업체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단순히 날짜를 놓고 계산하면 평년보다 열흘 이상 빠른 신제품 출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9월 1일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 역시 출시일이 이르다. 대유위니아는 8월 21일 2015년형 딤채 70종을 내놨다. 최근 삼성전자와 업계 1, 2위를 다투는 만큼 출시일 틈을 크게 벌리지 않았다.

LG전자는 앞의 두 회사보다는 늦지만 8월 31일 2015년형 ‘디오스 김치톡톡’ 신제품 출시 소식을 알리고 9월 초까지 신제품 37종을 차례로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동부대우전자가 9월 11일 ‘스마트 클라쎄’ 김치냉장고 8종을 출시했다.

업계는 가전회사의 이른 김치냉장고 출시 이유를 보급률과 맞물린 교체 수요에서 찾는다.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집계된다. 수량으로 보면 100만대 정도다. 2004~2006년 130만대, 2007~2011년 110만대가량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2012년 99만7000대로 떨어진 뒤 지난해 다시 105만대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2000년대 초반 판매세가 높았던 점이다. 곧 초기 김치냉장고를 구매한 소비자의 교체주기가 찾아온다고 볼 수 있다. 김치냉장고 보급률이 90%까지 도달한 것으로 분석되는 현 상황에서 교체 수요 잡기가 중요해지자 시장 선점 효과가 관건이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의 최근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셋째 주까지 김치냉장고 판매수량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17.1%, 판매 금액은 29.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11월 김장철에 맞춰 10월께 등장하던 신형 김치냉장고 출시 시기가 매년 당겨지더니 8월 중순까지 이르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올해 9월부터 추워진 날씨 역시 김치냉장고 업계로서는 호재다. 김장철이 성수기인 김치냉장고 특성상 한 해 판매량의 절반이 4분기에 팔린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다. 여기에 가을 혼수 특수까지 겹쳤다.

또 제습기 등 부진한 여름 계절가전 판매 성적을 빠르게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가전업계는 올해 신형 제습기를 대거 출시했지만 마른장마 등에 재미를 못 보자 다음 계절가전으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평소보다 빠르게 돌아온 추석 또한 가을-겨울 계절가전 판매를 촉진할 대목이 됐다.

◇테크리포트-김치냉장고, 어떻게 고를까

김치냉장고를 고를 때 집중적으로 따져볼 부분은 용량과 정온 유지 성능, 밀폐력, 내부 공간 활용성 등이 꼽힌다. 최근 등장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유위니아, 동부대우전자 등의 신제품 또한 위 기능들을 강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구매의 첫째 고민은 형태다. 김치냉장고는 크게 초기 김치냉장고의 일반적인 생김새인 김장독 형태 뚜껑형과 일반 냉장고와 비슷한 스탠드형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스탠드형이 더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진다. 내용물을 넣고 빼기가 편리하면서 뚜껑형 제품보다 내부 공간 활용성이 좋다는 평가다.

형태를 골랐다면 공간 활용성을 따지는 순서로 넘어간다. 요즘 나온 신형 김치냉장고는 대부분 ‘다양한 공간 활용’을 표어로 내건다. 김치냉장고가 사계절 내내 쓸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함이다. 소비자 또한 김치 외에 쌀이나 채소, 과일 등 각종 식품을 함께 보관할 요량이라면 내부 공간 구성과 밀폐력 등을 따져봐야 한다. 다른 식품이 김치 냄새와 섞여버린다면 가치가 떨어질 일이다.

밀폐력과 온도조절 기능 등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김치는 다양한 보관 방식에 따라 맛 또한 민감하게 변화한다. 김치 유산균은 산소가 없어야 증식하기 때문에 밀폐력의 중요함은 당연하다. 또 일반 냉장고는 자주 여닫기 때문에 김치냉장고보다 김치 보관에 불리함을 생각하면 김치냉장고의 정온 유지력과 냉장 성능은 사용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시중에 나온 제품으로 예를 들어보면 대유위니아의 2015년형 딤채는 ‘멀티형 5룸 독립공간’을 가장 큰 특장점으로 강조한다. 신선식품 보관과 냉동식품 해동에 유용한 분리형 트레이도 적용했다. 삼성전자 지펠아삭 M9000은 정온 유지력이 핵심이다. 메탈 소재를 적용해 냉기 전달과 보존 능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의 2015년형 디오스 김치톡톡은 김치 맛 유지력이 장점이다. LG전자 측은 타사 제품보다 유산균을 더 많이 만들고 문을 자주 여닫아도 김치 맛을 유지하도록 냉기 관리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동부대우전자의 스마트 클라쎄는 온도 편차를 0.1℃ 이내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 한편 이온 프레시 탈취 시스템을 갖춰 탈취 성능을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김치냉장고를 구매할 때 기억할 부분은 ‘정확한 용량 표기’ 확인이다. 김치냉장고는 지난해 12월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실제 용량이 제품에 표시된 용량의 4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제품에 적힌 용량 표시는 김치 저장용기 사이의 자투리 공간이나 보조 공간까지 포함한 저장실 내부 공간 크기 측정값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는 12월부터 김치 저장용기의 총용량을 별도 표시하도록 국가표준을 고칠 예정이다. 김치냉장고의 용량은 가격과도 직결되는 만큼 제품 구매 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버즈 픽-주요 제품 비교

이버즈가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김치냉장고 몇 종을 살펴보고 특장점을 적어봤다. 김치냉장고를 구매할 때 참고하면 대략적인 성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대유위니아 2015년형 딤채 ‘DMR555PBS’

대유위니아의 2015년형 딤채 김치냉장고 가운데 ‘DMR555PBS’는 스탠드형 모델 중 대표 격이다. 내세우는 특장점은 공간 활용성이다. 신형 딤채는 ‘멀티형 5룸 독립공간’을 갖췄는데 룸마다 독립냉각 설계로 식품 고유의 맛과 신선함을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고메 스페이스’라고 부르는 상단 양문 한쪽의 다섯 번째 공간은 메탈 해동 선반을 달아 육류나 생선 등 냉동식품 해동의 위생성을 강조해 눈에 띈다. 열전도율이 높은 선반이기에 냉동식품 해동 시 맛을 유지하면서 해동시간을 단축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김치 숙성 기술은 기존보다 업그레이드된 ‘헬스케어 발효과학’을 내세운다. 대유위니아는 자사 실험에서 비타민C와 오르니틴 함량을 증대하고 기능성 물질을 만드는 김치 유산균인 ‘바이셀라’ 유산균의 효능을 생김치보다 네 배, 경쟁사 익힘모드보다 갑절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새로 담근 김치를 빠르게 익히는 ‘하룻밤 숙성기능’, 음성 알림 기능, 쌀 보관에 가장 최적인 온도와 수분 함량을 유지하는 기능 등을 지녔다. 냄새 섞임 방지나 자동 제상 기능은 기본이다. 인버터 절전 시스템도 함께 탑재했다.

[컨슈머 리포트] 김장철 슈퍼스타 ‘김치냉장고’의 모든 것

2. LG전자 디오스 김치톡톡 ‘R-D574PBAW’

LG전자의 신형 디오스 김치톡톡 중 대용량이자 고스펙 모델인 ‘R-D574’ 시리즈는 흰 색상을 입혀 금속 느낌이 나는 타사 제품과 차별점을 뒀다. 주요 모델은 ‘R-D574PBAW`로 565ℓ 용량의 스탠드형 제품이다.

LG전자가 자랑하는 특징은 많다. 먼저 김치맛 유지력이다. LG전자는 자사 제품이 김치 유산균 류코노스톡이 잘 자랄 수 있는 온도로 맞춰 타사보다 아홉 배 더 형성된다고 말한다. 여기에 6분마다 냉기를 관리하는 쿨링케어, 문을 여닫을 때 냉기를 지키는 ‘냉기 지킴이 가드’, 일곱 시간마다 -7℃의 냉기를 하루 최장 두 시간씩 쏘는 기술도 품었다.

LG전자는 위 시스템을 통틀어서 최장 210일은 맛있는 김치 맛을 유지하는 ‘210일 유산균 테크놀로지’라고 표현한다.

내부 공간은 7룸으로 설계됐다. 상단 양문에 하단 서랍문 두 개 형태지만 상단 양문 한쪽에 숨은 공간인 ‘매직 스페이스’를 갖추고 하단 서랍문 두 개를 반씩 쪼개놓은 결과다. 역시 김치 보관 외 냉장·냉동, 야채·과일, 육류·생선 보관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칸칸 탈취, 원터치 탈취 기능 등을 갖춰 냄새 섞임 우려를 덜었다.

[컨슈머 리포트] 김장철 슈퍼스타 ‘김치냉장고’의 모든 것

3. 삼성전자 지펠아삭 M9000 ‘RQ57H9291S4’

삼성전자의 2015년형 지펠아삭 M9000 시리즈는 505ℓ, 567ℓ 두 가지 용량으로 나눈 총 아홉 개 모델이 핵심 전력이다. 그 중 대표격은 ‘RQ57H9291S4’다. 삼성전자 자료를 보면 옛 김장독처럼 땅속 저장환경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표현을 쓴다. 자사 제품의 메탈 소재가 냉기 전달과 보존 능력이 좋아 정온 유지력을 극대화하고 김치맛을 끌어올린다는 설명이다.

앞서 말했듯 삼성전자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메탈’이다. 메탈쿨링커버, 메탈쿨링선반, 메탈쿨링커튼 등 모든 부분에서 ‘메탈’을 얘기한다. 메탈쿨링커버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알루미늄이 철보다 냉기 전도율이 약 세 배 우수해 냉기 유지력이 좋다는 설명이다. 선반에도, 서랍 안쪽 면에도 메탈이 모두 적용됐다.
내세우는 숙성 기술은 ‘저염김치 숙성·보관’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일반김치보다 쉽게 얼거나 쉬는 저염 김치를 최적 온도로 숙성과 보관이 가능하다며 최근 나트륨 섭취량 감소 추세를 반영해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중간 서랍은 -5~15℃ 온도 선택이 가능한 총 23가지 전문 보관·숙성 코스를 갖췄다.

[컨슈머 리포트] 김장철 슈퍼스타 ‘김치냉장고’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