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국내 벤처서 `차세대 먹거리 발굴` 시동 걸었다

삼성의 첫 원스톱 창업지원 프로그램 ‘삼성 벤처파트너스데이’에 사물인터넷(IoT)·의료·의류 업체가 대거 포함됐다. 주력 계열사의 차세대 먹거리 분야로 삼성은 이들 가운데 3~4곳을 최종 선정해 많게는 10억원 이상 뭉칫돈을 투자한다. 삼성은 최종 선정업체가 협력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필요시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21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리는 ‘삼성 벤처파트너스데이’에 앞서 최종 후보업체 18곳을 확정 통보했다. 21일 프레젠테이션 심사 후 내달 15일 최종 지원업체를 선정한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최종전 참여업체를 보면 IoT 분야가 월등히 많다. 스마트TV와 스마트기기와의 연동 솔루션을 비롯해 무선 기반 최적 생육환경 자동제어 솔루션, 원격 조명제어 스위치, 대소변으로 환자의 건강을 원격 관리하는 시스템 등이 있다.

또 삼성의 자체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의 개인화 답변 솔루션과 모바일 공감 소통용 플랫폼, 복수 신용카드 관리 앱 등을 만든 업체도 포함됐다. 의료 분야로 환자 대소변 원격 관리 솔루션 이외에 의료용 모니터, X레이용 튜브 등이 선정됐다. 또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과 친환경 소재 의류, 일반화와 부츠가 손쉽게 탈부착 되는 신발 등을 만든 업체가 최종전에 나가게 됐다. 의류업체의 경우 제일모직이 최근 웨어러블기기에 관심이 큰 것과 관련이 있다.

삼성은 이들 18곳 가운데 3~4곳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최소 3억원이라고 밝히지만 실제로는 수십억원에도 이를 가능성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초기기업은 1억원을 투자하지만 일반기업은 요청한 금액을 검토해 투자규모를 결정하게 된다”며 “한 곳에 10억원 이상이 투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설립 3년 이내이거나 매출규모가 10억을 밑도는 곳을 초기기업으로 정했으며 나머지는 일반기업이 된다.

삼성은 투자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협력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최근 해외에만 쏠리고 있는 인수합병 대상으로도 적극 고려한다. 삼성 관계자는 “벤처파트너스데이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의미도 있지만 이들을 인큐베이팅해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가 크다”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일환으로 이들과 함께 성장 한계를 돌파하는데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벤처파트너스데이와 별개로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C랩(C-Lab) 벤처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벤처파트너스데이가 아이디어를 상용화한 곳이라면 C랩 공모전은 아이디어를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곳이 대상이다. 내달 1일까지 접수받으며 선정된 곳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내 C랩에 입주하게 된다.

삼성이 벤처파트너스데이를 통한 차세대 협력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대구창조경제협력센터 C랩 모습.
삼성이 벤처파트너스데이를 통한 차세대 협력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대구창조경제협력센터 C랩 모습.

이번 행사는 1조3000억원의 펀드를 운영하는 삼성벤처투자 주관으로 진행된다. 삼성벤처투자는 국내와 미국·중국·유럽지역에서 70여개 기업의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에 참여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