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리는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 내년 사업 목표는 오직 `생존`

삼성전자 협력사 직원이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사 직원이 터치스크린패널(TSP)을 만들고 있다.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업체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심화된 데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내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TSP 업체들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력 감축 등으로 비용절감에 힘쓰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어 중저가 제품에도 슈퍼 아몰레드(OCTA)를 대거 채택할 계획이다. 과거에 비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온셀 TSP’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AM OLED 공급처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어 TSP 전문 기업들이 설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TSP 업계 내 후발 업체들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일진디스플레이 등 선두 업체들마저 실적이 꺾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대다수 소재부품업체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유독 TSP 업계가 받은 충격은 심각하다. 시장 수요가 둔화된 데다 중국 업체와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AM OLED 일체형 TSP의 시장 공세는 레드오션화 속도를 더욱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직 태블릿PC에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가 쓰이지 않고 있어 TSP 전문 기업들의 시장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제는 태블릿PC 시장 성장이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7000만대 이상 태블릿PC를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수준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중대형 AM OLED 생산기술이 올라오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국내 TSP 전문 기업들의 설자리는 줄어든다.

노트북PC·모니터에 터치가 적용되면서 새로운 TSP 수요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에는 시들해진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대형 TSP 가격이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시장 파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으로 가장 급성장한 분야가 TSP 업체들인데 그 만큼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반대급부도 크다”며 “경쟁력 있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살아남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