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대규모 투자 줄줄이…재무 리스크 관리 이슈 부상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아차의 멕시코 신공장 및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친환경차 연구개발 확대 등 연이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어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여기에 미국 연비 과장에 따른 1억달러 벌금과 조만간 결정될 현대차 중국 4·5공장 건설에도 추가 자금이 소요되는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에 재무통 인사가 중용되는 등 투자 리스크 관리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다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결정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투자는 삼성동 한전 부지 인수 및 건설비용을 포함해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016년 가동 예정인 기아차 멕시코 신공장 건설에 10억달러(약1조1100억원)가 투자된다. 이 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건설되며 북미 지역 공략의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확정된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 및 GBC 건설에는 15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투자 기간이 향후 4~5년으로 길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컨소시엄을 이뤄 자금을 분담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투자다.

연비 향상 및 친환경차 라인업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2조원 정도가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25% 향상하고 친환경차 라인업을 22종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통상 신차를 개발하는 비용이 1500억원에 달하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 개발에도 8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연구개발 비용을 2조원 정도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에 이르기까지 전용 모델을 개발하고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 약 2조원의 연구개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며 “하지만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전용 라인 신설 등의 비용을 감안하면 투자 비용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연비 과장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1억달러 벌금과 베이징현대의 신공장 건설 등도 재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구축과 해외 신공장 건설 및 연구개발 강화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아차 등 주요 계열사에 재무통 인사가 중용되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