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변화와 기상산업의 기회

[기고]기후변화와 기상산업의 기회

최근 기상청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 겨울 고온 현상이 나타나 눈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등 기상이변 가능성을 예측했다. 올해 말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상승하는 엘니뇨가 지속돼 폭설이나 호우 같은 돌발 기상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보고서를 통해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평균 해수 온도가 0.19℃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 온도는 이의 4배에 달하는 0.81℃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연간 3.2㎜나 상승하고 있고 이는 해마다 빨라지는 추세다.

계절도 변화를 가져와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는 반면,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이로 인해 생태계 변화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가뭄, 홍수, 폭염의 증가로 국민건강과 생활기반의 위험도 증대되고 있다. 한반도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더 큰 격변을 겪게 되고 기상재해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한 더욱 강도 높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도 기후변화의 영향, 적응 및 재해위험 관리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새로운 기후변화 예측에 따른 각 산업별 기후변화 적응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당면한 기후변화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정부 노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분야의 70~80%, GDP의 52%가 날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과 개인의 노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 과거의 경험에 의지해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기후변화로 커지는 위험에 적절히 대처하기가 어렵다. 선진국에선 이미 활성화된 ‘날씨금융상품’으로 위험을 헤지하는 방법이 있지만, 우리는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돼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예측정보인 기상정보를 제대로 활용하거나, 각각의 제품, 서비스, 사업 환경이 기후변화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편의점 업체들은 날씨정보는 물론 기상 상황에 따른 상품별 매출분석 자료를 제공 받아 전국 매장에서도 조회를 가능하게 했다. 매장별로 지역의 예상날씨에 맞게 상품을 본사에 주문하고, 본사도 매출에 직결되는 상품의 재고량과 상품구성을 적절히 관리해 매출 증대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면 우산과 같이 많이 팔리는 상품은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매장에 진열하도록 하지만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은 재고를 줄이도록 한다. 이처럼 기업들은 날씨라는 변수를 능동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업무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적절히 대비해 업무 능률 향상과 비용절감으로 매출을 향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 기상정보는 사전 예방 보다는 사후 관리 차원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예측정보인 예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주어진 확률에 따라 올바르게 활용하기 보다는 단지 정확도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기상정보의 산업적 활용이 많이 뒤처져 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 기상이변 등과 관련된 산업계의 연구나 대처 방안도 미흡하다.

새로운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기상정보 서비스를 보다 고도화, 체계화 하고 최대한 올바르게 활용해서 피해를 최소화 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이를 제대로 서비스 할 수 있는 관련 산업들도 형성이 되면, 자연히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전무 wxbahn@kweath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