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들 하반기 투자 올 스톱…내년 신흥시장 스마트폰 성장도 불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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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 진출로 스마트폰 시장 한파를 극복하려던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속 성장세를 달리던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시장에 이어 신흥시장 맹주로 손꼽혀온 중국 기업마저 성장세 둔화에 접어들면서 국내 후방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레노버·ZTE 등 중국 선두 업체들이 4분기 들어 스마트폰 투자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장비를 납품하기가 바쁘게 추가 발주가 이어졌는 데 최근에는 주문이 뚝 끊겼다”며 “현지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내년 시장 상황을 굉장히 어렵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무려 88%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는 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중국 시장이 주춤한 탓에 아시아 스마트폰시장 성장률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시아 성장률은 16%로 글로벌 시장 성장률보다 처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60%에 이른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소비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중국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톱10에 포함된 샤오미·화웨이·레노버·ZTE·쿨패드 5개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전 분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2분기 이후 올 2분기까지 5개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계속 상승세를 그렸다.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방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제조업체들은 원가 절감에 돌입하게 되고 새로운 소재·부품을 소싱하려는 유인이 적어진다. 특히 한국산 소재·부품은 자국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주요 5개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국 시장 의존도는 평균 80% 수준에 이른다”며 “중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국내 업체들에 굉장히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 하반기 투자 올 스톱…내년 신흥시장 스마트폰 성장도 불안 조짐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