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이슈] 레이저 빔을 활용한 원자 시간 측정 기술

최근 영화 인터스텔라가 대중적 인기를 끌며 ‘시간’의 기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국제 표준시간은 진공 상태에서 원자의 자연적인 진동을 기준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원자 시계로 정해진다.

오늘날 가장 정확한 원자 시계는 세슘 원자를 사용한다. 세슘 원자가 두 개의 에너지 준위 사이를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는 것이 바로 1초다. 원자 시계는 세슘을 수 피트 높이로 천천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한 후 마이크로파 빔으로 이 진동을 측정한다.

미국 MIT와 드레이퍼 연구소 연구진은 주먹만 한 크기의 휴대형 원자 시계를 가능하게 하는 원자 시간 측정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 진동 수 측정에 마이크로파 빔이 아닌 레이저 빔을 이용하면 공간적으로 제어하기 쉽고 더 좁은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의 공명 수는 레이저에 의해 생성된 전기장에 노출되면 ‘AC 스타크(AC Stark) 변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고자 원자 진동을 측정하는 레이저 펄스를 다양한 세기와 주파수로 변화를 주면서 좁은 범위에 주사했다. 이 두 가지 시도만으로도 AC 스타크 변이의 영향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마이크로파 기반 원자 시계에 비해 정확도는 일부 떨어진다. 하지만 시스템의 안전성과 정확성은 오늘날 GPS(위성위치추적) 위성에서 사용하는 부피가 크고 비싼 마이크로파 기반 원자 시계와 상응한다는 평가다. 한발 더 나아가 레이저 빔이 원자 구름을 조사하는 동안 좌우로 움직이게 해 일상생활의 흔들림 속에서도 원자 공명 주파수를 높은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원자 시계에 쓰이는 진공 챔버와 각종 장비의 크기를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안정적이고 휴대 가능한 원자 시계 디바이스 제작으로 누구에게나 표준 원자 시계 수준의 정확한 시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전자통신 네트워크 동기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