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코딩 배우면 너무 늦어” 이스라엘 창업자에게 들어보니..

“뛰어난 프로그래머의 자질은 아주 어릴 때부터 나타납니다. 대학에서 코딩을 배우면 너무 늦습니다.”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을 맞아 국내에서 열린 ‘GEW KOREA 2014’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샤이 그린 스팟아이엠 공동창업자(36)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출신인 이샤이 그린은 벌써 두 번의 창업을 통해 1000억원대 매각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자신 역시 처음 코딩을 배운 것이 6~7세 때였으며, 컴퓨터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팟아이엠 공동창업자, 사진 왼쪽이 이샤이 그린 스팟아이엠 최고기술책임자(CTO),오른쪽이 나다브 쇼발 대표(CEO)
스팟아이엠 공동창업자, 사진 왼쪽이 이샤이 그린 스팟아이엠 최고기술책임자(CTO),오른쪽이 나다브 쇼발 대표(CEO)

이샤이 그린은 우수한 프로그래머를 뽑으려면 학력이나 이력서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소스코드를 보고, 자체 개발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우리의 채용방식”이라며 “단 대학 때부터 코딩을 배웠다고 하는 사람은 아예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팟아이엠의 공동창업자인 나다브 쇼발 대표(24) 역시 어릴 때부터 컴퓨터교육을 받았다. 나다브 쇼발은 유아혈관질환의 일종인 ‘가와사키병’을 앓아 어릴 때 한 쪽 팔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펜을 쥘 힘도 없었던 그는 대신에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해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병은 나았지만 일찍부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고, 이스라엘 최연소 창업가가 됐다.

두 사람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프로그래밍 교육을 시행해왔다. 이샤이 그린은 “유명하고 뛰어난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나서 학생을 교육했고, 프로그래밍 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그 능력만으로 진학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학교보다 창업을 선택해 10대부터 스타트업에 도전했다.

나다브 쇼발은 “이스라엘은 주변국과 적대적인 지리적 위치부터 자원, 문화, 환경까지 국가의 생존전략이 곧 지식사회, 창업인 나라”라며 “사회적으로도 계속 도전하고 질문하라고 독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대도 예외는 아니라 상관의 문제도 지적하고,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두 사람은 2년 전에 의기투합해 인터넷미디어 내에서 소셜커뮤니티가 이뤄지도록 해주는 ‘스팟아이엠’을 개발했다. 무료로 제공되는 스팟아이엠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사이트 내에서 대화나 친구맺기, 빅데이터분석 같은 소셜네트워크 활동이 가능해진다. 홈페이지, 블로그 모두 설치할 수 있다.

이샤이 그린은 “홈페이지에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트래픽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빼앗기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콘텐츠 사업자가 발전할 수 있는 인터넷 생태계 선순환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