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SW는 옛말…벤처 투자 `로보틱스`에 몰린다

미국 벤처 투자자금이 로봇 분야에 쏠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공유경제 등으로 흘러들었던 돈이 이제 공장자동화, 생활 편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로보틱스 기술 업체를 인수·합병(M&A)하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테크블로그 디지츠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1억7200만달러(약 1903억원)가 로보틱스 스타트업에 투자됐다고 25일 밝혔다. 2년 전 6000만달러에 비해 3배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 대기업들이 로봇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 아마존은 창고 로봇을 만드는 키바시스템스를 지난 2012년 인수했고, 구글은 최근 로봇 업계 큰손으로 부상했다. 중소 로봇업체들 인수를 타진하고 있고, 미국 조선업체 마린코퍼레이션에 로봇 실험관련 펀딩에 참가해 로봇 기술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로보틱스 업체 사비오케 창업자 스티브 쿠진스는 “3년 전만해도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업체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로보틱스 투자자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사비오케는 로봇 비서를 만들어 호텔에 공급했다. 이 회사는 250만달러 투자를 받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 초 이보다 많은 260만달러(약 28억원)를 투자 받을 수 있었다.

과거에는 로보틱스 기술은 주로 대기업에서 개발해왔다. 대규모 물량을 처리하는 공정자동화 소프트웨어나 장비·설비 등이 로보틱스 분야 주류를 이뤘다. 최근에는 센서와 무선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2만달러(약 2214만원) 이하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이 퍼졌다.

소형 로봇은 다양한 분야에 침투하고 있다. 리씽크로보틱스는 부품을 옮기고 단순한 조립 공정에 투입되는 2만5000달러(약 2768만원) 로봇을 개발했다. 어뎁트가 개발한 무선 로봇 ‘프레드’는 보석 세공 기술자들에게 작업 도구 등을 배달하는 일을 한다. 유니버설로봇츠가 개발한 한팔로봇은 부품을 넣었다 빼거나 금속을 자르는 장비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