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SAP, 빅데이터 신시장 개척 속도 낸다

독일 IT 업체 SAP가 빅데이터 기술을 앞세워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SAP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독자 기술을 앞세워 스포츠와 의료 등 신사업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SAP가 독일 대표팀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선수에게 센서를 부착하는 모습
SAP가 독일 대표팀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선수에게 센서를 부착하는 모습

SAP는 스포츠, 오락, 미디어 산업을 빅데이터 유망업종으로 정하고 시장을 개척 중이다. 특히 독일에서 축구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독자적인 데이터 처리 기술 ‘하나(HANA)’를 축구 분석에 응용해 ‘매치 인사이트’를 개발했다. 빅데이터를 서버 메모리 상에서 실시간 처리해 기존 하드디스크를 이용한 처리보다 1만배 이상 빠르게 필요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SAP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대표팀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선수의 초당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해 속도, 위치 등 데이터를 수집했다. 한 경기에서 모인 데이터만 4000만건에 달했다. 이를 이용해 선수의 평균 시속부터 패스 성공률 등 성능 분석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빌 맥더못 SAP CEO는 “우리의 기술은 대표팀의 12번째 선수였다”고 자평했다.

회사는 이번 시즌부터 독일 축구 1부 리그 분데스리가의 간판 구단 바이에른 뮌헨과 손잡았다. 연습이나 시합 중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추적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경기 결과 분석과 전략 수립, 건강 관리 등을 지원한다. 또 바이에른의 사업 프로세스 개선과 전자상거래 플랫폼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회장은 “축구의 진화는 너무 빨라 디지털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했다.

SAP는 의료 분야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회사는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암 연구 거점 국립 종양 질병센터와 손잡고 10만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크리스토프 혼카레 교수는 “향후 30만개 이상의 데이터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암은 발병하는 부분에 따라 특징이 다른 복잡한 질병으로 빅데이터 그 자체”라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